[영상]정수장 밸브 1개 고장에 광주 수돗물 공급 ‘마비’ 4개區 단수 조치…20만명 피해·불편 1ℓ도 아까운데 4만t 길바닥 ‘콸콸’ 박선강 기자

2023년 02월 12일(일) 20:18

물 절약 강조하더니… 가뭄으로 제한 급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12일 광주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남구 덕남정수장 시설물이 고장나 정수된 물이 인근 도로로 흘러내리고 있다. 이날 상수도 수압밸브 고장으로 서구·남구·광산구 전지역과 북구 일부 지역의 수돗물 공급이 끊겨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김애리 기자

<영상 촬영=김애리 기자>

광주 서구와 남구·광산구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남구 덕남정수장에서 발생한 유출 밸브 고장으로 인해 12일 오후 광주지역 수돗물 공급이 사실상 마비됐다.

4개 구에 단수 조치가 내려지면서 20만명의 시민이 피해를 입었으며 극심한 물 부족 상황에 최대 4만t의 물까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등 광주시 상수도 행정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는 지적을 면키 힘들 전망이다.
<관련 기사 - “휴일 장사 망쳤다”…식당·카페 곳곳 ‘단수 피해’>
ㄴhttp://kjdaily.com/1676200731595224005

12일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30분께 덕남정수장에서 정수한 물을 배수지로 보내는 유출밸브 구동기 고장으로 송수관로인 배수지에 물이 공급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배수지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오후 1시께 서·남·광산구 전 지역과 북구 일부 지역이 단수됐다.

유출밸브 구동기 고장으로 정수지를 빠져나가지 못한 물은 이날 오후까지 주변 도로로 넘쳐 흘렀다. 당국은 유출된 물의 양을 약 3만7천t-4만t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가 구동기 개방에 실패한 것은 시설 노후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날 오전 3시 30분께 전자동으로 밸브를 여닫는 통신망에 이상이 생겨 복구 작업을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메인 밸브가 닫힌 뒤 열리지 않았다. 이후 수동으로 열어보려 했지만 녹이 슬어 작업에 실패했고 단수가 불가피하다고 판단, 오전 11시 42분부터 시민들에게 안전 안내 문자를 통해 단수를 예고했다.

오전 6시께 정수장 밸브 이상이 최종 확인됐는데 문제 발생을 쉬쉬하다 손쓸 수 없을 상황에 이르러서야 시민들에게 알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광주시는 이날 단수로 4개 구 약 5만5천여세대 20만명 가량의 시민이 불편을 겪은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 대형 물탱크가 있어 현재까지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단독주택과 일부 식당과 카페 등에서는 일부 흙탕물이 섞여 나오면서 큰 불편을 겪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밸브를 여닫는 장치인 기어 박스(Gear Box)를 철거하는 임시 조치를 통해 배수지에 우선 물이 공급되도록 하고 보수 작업을 진행했으며 이날 오후 6시20분 긴급 복구를 완료했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시설이 30년 이상 지난 만큼 노후로 밸브가 정상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명확한 사고 원인을 확인하고 있다”며 “문제는 복구한 뒤 흐린물(탁도)이 최대한 해소된 상태로 내보내야 하기 때문에 이날 자정께 가정 내 정상 물 공급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