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한 표가 우리 조합을 만든다 / 한보람 |
| 2023년 02월 13일(월) 2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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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실시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는 전국민이 참여하는 선거여서 국민들의 많은 관심이 있었지만 조합장선거에서는 그러한 선거분위기를 느끼기가 쉽지 않다. 그도 그럴것이 조합장선거는 해당 조합의 조합원만을 대상으로 하고 조합이 도시보다는 농어촌지역에 많이 분포돼 있다 보니 국민적인 관심이 낮은 편이다.
또한 지역 단위로 소수의 선거인에게 투표권이 주어지고 이로 인해 금품과 향응이 오가는 경우도 많아 ‘동네 선거’, ‘돈 선거’라는 오명을 받기도 한다. 이러한 점 때문에 깨끗하고 공정하게 선거를 관리해야 하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조합과 조합원들의 관심과 협조 없이는 어려운 선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조합장선거도 공직선거 못지않게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매일 우리의 밥상을 책임지는 농수산물 구입에서부터 각종 은행 업무까지 우리는 항상 조합을 이용하고 있고, 이러한 이용자로서 조합을 이끄는 대표를 뽑는 조합장선거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조합장선거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리하게 된 배경을 보면, 1988년 조합장선거 직선제 도입 후 공명선거를 실현하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의무위탁 하도록 각 조합법이 개정됐으나 돈 선거가 근절되지 않았고 선거관리에 관한 조합별 법규 및 정관의 차이로 인한 선거관리업무의 혼선 등 문제점이 제기됐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각 조합법에서 모든 조합장의 임기를 조정하고, 선거절차와 선거운동방법 등을 통일성 있게 규율하는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을 2014년에 제정, 2015년에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실시하게 된 것이다.
올해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는 3월8일에 실시하고 선거를 하는 조합은 총 1천346개이며, 예상 선거인수는 260여만명 정도이다. 작년 지방선거의 선거인수인 4천430여만명과 비교한다면 5.9%정도로 적은 선거인수이지만, 그 만큼 조합원의 한 표가 조합장 결정에 큰 비율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어 더욱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최근 언론에 조합장선거 기부행위와 관련해 고발 뉴스가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조합장선거는 돈을 쓴 만큼, 내 동네에 있는 조합원 수 만큼 표가 나온다고 하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런 선거풍토의 책임이 후보자에게만 있다고 할 수 있는지, 조합의 명예 실추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 하는 의문이 든다. 그 동안 관례적이라는 명분하에 금품을 주고받는 행위에 대해 무관심했거나 위법이라는 인지조차 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조합장선거는 돈 선거’라는 잘못된 선거풍토와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위법을 저지른 후보자나 당사자에게만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인식하고 깨끗한 선거를 위한 의식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 올바른 선거문화 조성은 어느 특정인만의 노력이 아닌 조합·후보자·조합원들과 국민들의 관심이 모두 함께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한 역할자는 바로 유권자인 조합원이다. 조합원이 조합장선거와 후보자에 대해 정확히 알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합장선거는 공직선거와 다른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공직선거에서는 후보자와 배우자, 선거사무원 등이 함께 선거운동을 했다면, 조합장선거는 오직 후보자만이 선거운동을 할 수 있고 선거운동 방법 또한 선거벽보, 선거공보, 전화, 정보통신망, 명함 배부 등으로 그 방법이 공직선거에 비해 한정적이다.
이렇게 선거운동의 주체와 방법이 제한적이어서 후보자에 대해 알기가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선거공보를 통해 후보자의 정책·공약과 앞으로의 조합 운영계획 등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여기에 후보자의 조합 기여도나 품행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우리 조합에 맞는 올바른 적임자를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나의 평가와 한 표 그리고 선거에 대한 의식 개선이 우리 조합을 만들고 발전시킨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