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파크 상생협의체’ 인근 상인 배제 논란 상인들 “먼지·소음 직접 연관 불구 협의체 구성조차 몰라” 분통 안재영 기자

2023년 02월 14일(화) 20:29

붕괴 사고를 겪은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철거 공사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사 중 먼지·소음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한 민관협의체가 출범했다.

그러나, 협의체에 해당 문제들과 직접 관련이 있는 인근 상인들이 배제돼 ‘보여주기식 협의체’, ‘반쪽자리 협의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14일 광주 서구에 따르면 아이파크 39층 8개동 동시 철거 중 발생할 수 있는 안전 위험요인과 민원사항 등 발생 현안에 즉시 대응하고 해결하기 위해 전날 ‘아이파크 안전실현 상생협의체’가 출범, 첫 회의를 가졌다.

회의에서는 ‘낙하물 방지 및 방음 대책’과 ‘비산먼지 최소화 대책’, ‘하이빌 상가 및 미합의 주변상가 피해 보상 독려’ 등이 의논됐으며 낙하물 방지 및 방음대책으로 ▲하이빌 상가와 2블럭 간 사잇길 방음터널 설치 ▲시스템비계 등 외부 가설구조물 낙하물 방지 대책 ▲빌딩풍 등 순간 돌풍 대비 낙하물 방지망 설치 등이 도출됐다.

또 건축물 해체 시 RCS(해체형 이동 작업대) 상부 및 건축물 외부로 발생되는 비산먼지 저감대책으로 ▲외부 집진기(먼지 및 분진을 빨아들이는 장비)와 ▲PVC 보호망 설치가 논의됐다.

이 밖에도 협의체는 시멘트와 건축물 해체 시 발생하는 콘크리트와 폐수 처리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문제는 이 같은 내용 대부분이 철거 현장 인근에서 생업을 이어가야 하는 상인들과 관련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협의체가 하이빌 상가 상인은 한 명도 없이 서구청과 HDC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들로만 구성됐다는 것이다.

이날 홍석선 하이빌 상가 피해대책위원장은 “전날 아이파크 안전실현 상생협의체가 구성됐고 회의가 열렸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안전 위험요인과 민원사항 등 철거 중 발생 현안에 대응하고 해결하기 위한 협의체 회의에 현장 인근 상인들이 배제됐다는 게 말이 되냐”고 분개했다.

홍 위원장은 이어 “어감 좋은 상생협의체를 꾸려 놓고 서구청과 현산만 회의를 한 것은 상인들 의견 수렴 없이 철거를 편하게 하기 위한 꼼수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며 “추후 상인들을 포함해 회의를 갖더라도 이미 나온 결론을 설득하는 자리 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피해 상인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건 아니다. 공식 출범을 알리는 별도의 안내는 없었지만, 피해 상가 정기 방문에서 협의체 구성 계획을 구두로 알리긴 했다”며 “협의체 첫 회의에 인근 상인들이 없었던 것은 현산과 의견 격차로 인한 진행의 어려움이 고려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또 “예정된 월 2회 회의 중 1회는 하이빌 상가 피해대책위원장과 총무 등이 참석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며 “정기 회의 안건 외에도 상인들의 안전 민원 등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