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누수로 물 절약운동 시민들은 망연자실

2023년 02월 15일(수) 19:28

심각한 가뭄으로 생활 속 20% 수돗물 절약 캠페인에 참여한 광주 시민들은 잇따른 누수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는 도시철도 2호선 현장에서 상수도관이 파손돼 긴급복구 작업을 실시했다. 남구 백운광장 인근 1단계 4공구(남구청-양림휴먼시아) 토목공사를 시행하던 중 50㎜ 분기관이 훼손된 사고로, 180t 정도가 유출됐다.

앞서 휴일에는 덕남정수장 유출밸브 고장으로 2만8천여 세대에 수돗물을 정상적으로 공급하지 못했다. 아울러 누출된 물의 양은 5만7천t으로 추산된다. 정확한 원인 조사와 함께 철저한 피해 보상을 약속하고 있지만 수개월째 펼치고 있는 절수 운동의 동력을 약화시키는 모양새가 됐다. 허무하게 거리에 콸콸 넘쳐흐른 물은 물론 흐린물도 흘려보내야 했으니, 상수도 행정에 대한 신뢰가 한순간 무너지고 말았다.

이틀새 연이어 터진 초유의 사고다. 형식적인 점검 등 허술한 시설 관리에, 매뉴얼도 지켜지지 않는 늑장 대처까지 시민들의 분노는 더하고 있다. 정수장 문제의 부품은 내구기한 11년을 훌쩍 넘겨 설치 30년이 되도록 눈대중으로 외관 조사만 이뤄졌으며, 표면 부식이 진행됐음에도 안일하게 대응했다. 또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시작된 뒤 상수도 파손으로 인한 누수가 13건에 달할 정도로 잊을 만하면 반복되고 있다. 도심 지하에 깔린 관로 절반이 20년 이상이라는 점에서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강기정 시장은 브리핑을 열어 “불편과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며 공개 사과하고 재발 방지 등 대책 마련을 약속하고 나섰다.

상수원인 동복댐 저수율이 20% 초반으로 줄어들고 있다. 지금의 사정이라면 5월께 제한급수가 불가피하다. 그동안 시민들은 단 한 방울의 물이라도 버려지지 않도록 애써왔지만 망연자실이다. 물은 일상 생활에 가장 밀접하고 중요한 부분이다. 삶의 질과 직결된다. 광주시는 ‘예고된 인재, ‘총체적 난국’이라는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한다. 상하수도 행정 전반에 걸쳐 강력한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 역량을 총동원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