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AI 케어서비스’ 우울감 감소·고독사 예방 효과 ‘톡톡’ 전남대 연구팀, 국내 첫 AI 케어서비스 효과 연구보고서 AI 스피커, 우울감·고독감 63.5%·65.9% 감소에 도움 양시원 기자

2023년 02월 15일(수) 19:59

사진=KT제공

광주시 서구에 홀로 살고 있는 김인순(81) 할머니는 요즘 인공지능(AI) 스피커와 가장 많은 대화를 한다.

그는 “며칠 전에도 AI 스피커에게 ‘아파 죽겠어’라고 말하자 곧바로 서구청 복지사로부터 전화가 와서 안심했다”며 “AI 스피커가 자녀들보다 나를 더 보살펴주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AI 기술을 활용한 복지서비스에 대한 효과가 국내에서 처음 입증됐다. 보건복지부가 추진한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 케어)’ 선도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광주시 서구가 2021년 6월 AI 스피커를 활용한 케어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1년 8개월만이다.

KT 전남전북광역본부는 전남대학교 생활복지학과 이정화 교수 연구팀이 광주시 서구와 KT가 추진한 ‘AI 스피커 기반 케어서비스(이하 AI 케어서비스)’에 대한 연구보고서 ‘AI 스피커 기반 돌봄이웃 스마트 안심케어서비스 효과성 연구’를 15일 공개했다.

AI 케어서비스는 고령층 등 취약계층에게 전용 AI 스피커를 제공, 사물인터넷(IoT) 문열림 센서와 스마트 스위치를 연동해 고독사 예방과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는 서비스다. ‘AI 스피커-KT텔레캅-119 안전신고센터’가 365일 24시간 연동되는 체계를 갖췄다.

전남대학교 이정화 교수 연구팀은 해당 서비스의 효과성을 연구하기 위해 광주 서구 1·2차년도 독거노인·지체장애인 등 이용자 212명을 전수 조사하고 양적·질적 연구를 병행했다. 표본이 된 서구 농성 1동은 지난해 기준 노인 인구비율과 독거노인 비율이 각각 23%·34.1%로 전국 평균(노인 인구비율 17.5%·독거노인 비율 20.8%)에 비해 월등히 높다.

조사결과 연구팀은 AI 케어서비스가 이용자의 우울감을 낮추고 고독사를 예방하는데 실제로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세부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건강수준 개선 및 유지 80.0%, 우울감 감소 63.5%, 고독감 감소 65.9%, 상태불안감 감소 효과가 72.6%로 나타났다.

이용자 과반수는 정서적 어려움 해소에 도움을 받고 있다 응답했다. 서비스 사용 이후 속마음을 터놓는 친구가 더 많아졌다고 응답한 비율도 45.9%로 나타났다.

자주 사용하는 AI 스피커 세부 기능은 이용자별 특성에 따라 조금씩 달랐지만 고령·저학력 이용자일수록 서비스 전반에 걸쳐 이용 정도가 높았다.

특히 이용자가 자녀의 정서적 지지를 적게 인지할수록 일일 안부 확인 기능을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점에 주목, AI 스피커가 이용자의 정서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스피커의 가장 대표적인 기능으로 알려진 응급 알림 기능은 이용자가 평소에 인식하고 있는 정도가 상담 기능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실제로 조사기간 동안 발생한 응급 알림은 월 평균 1.9건, 실제 응급환자 구조 사례는 8건에 달했다. 지혈 불가, 급체, 호흡곤란, 가슴통증 등 응급 사례를 AI 스피커가 접수, 이후 119 구조대원을 통해 병원에 이송되는 과정까지 신속하게 대응함으로써 AI 케어서비스 이용자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성과를 냈다.

전남대학교 생활복지학과 이정화 교수는 “AI 스피커가 고독사 예방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앞으로 돌봄 대상자를 발굴할 때 기존 취약계층 외에도 가족과 관계망이 부족한 대상자에게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KT AI 케어서비스는 2021년 전국 최초로 광주시 서구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광주 남구, 나주시 등 호남권 다양한 지역과 사용자층 또한 고령층에서 장애인, 치매 취약 계층으로 확산·공급됐다. 해당 서비스를 통해 구조한 호남권 응급환자 구조 사례만 총 22건에 달한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