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단수 후 대형병원 ‘오염수 유입’ 논란 입원환자 보호자 “샤워기 필터, 하루새 시커멓게 변해” 주장 오복 기자

2023년 02월 15일(수) 20:22

광주 남구 한 대형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의 보호자가 단수조치 후 흐린 물 유입을 우려해 샤워기 필터를 교체했으나 하루 사이 필터가 시커멓게 변해 ‘오염수 유입’을 주장하고 있다.

최근 광주 서·남·북·광산구 등 4개 지역에 단수조치가 내려진 이후 남구 한 대형병원에서 ‘병원 내 오염된 수돗물이 유입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사실 여부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15일 해당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 보호자인 A씨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자녀의 재활 치료를 위해 이 병원 입원병동에 입실했다.

A씨는 병실을 배정받고 바로 샤워기 필터를 구입, 입원실 내부 화장실 샤워기에 설치했으며 2주 정도가 지난 12일 오후 필터를 교체했다.

광주의 대규모 단수 조치 후 ‘흐린 물이 나올 수 있다’는 기사를 접한 직후였다.

A씨는 지난 2주간 눈에 띄는 오염이 없었던 필터의 오염 농도가 단수 조치 후 심각해졌다고 전했다.

A씨는 “단수 조치 후 흐린 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기사를 접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필터를 교체했다”며 “교체 후 하루 만에 흰색 필터가 시커멓게 된 것을 확인하고, 병원의 물탱크에 문제가 있음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처럼 개인적으로 구매하지 않은 이상 필터 없이 수돗물을 사용하고 있는 다른 환자나 보호자들을 생각하면 끔찍하고 걱정된다”고 분개했다.

A씨는 또 “교체한 필터가 하루 만에 시커멓게 변해 다음날 오후 필터를 다시 교체했고, 이틀 후인 15일 확인한 결과 필터가 기존처럼 깨끗했다”며 “때문에 12일 단수 조치 후 오염수가 발생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광주시상수도본부의 안내대로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문제가 있을 리 없다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시상수도본부로부터 비상연락망으로 연락을 받고 병원은 지난 12일 오전 11시30분께 상수도와 연결된 물탱크를 잠궜다. 이후 조치가 끝났다는 연락을 받고 오후 7-8시께 연결관을 개방했다”며 “매뉴얼대로 따랐고 다른 입원 병실에서는 이같은 오염수 민원이 일체 없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시상수도본부 관계자는 “단수조치가 실시되고 흐린 물 유입을 막기 위해 안내조치를 취했고 지침을 지켰다면 흐린 물이 유입됐을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고 설명했다./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