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선 ‘순천 도심 통과 노선 문제’ 해법 찾나 원희룡 국토부장관 현장 방문 “우회 방안 찾겠다” 약속 “추가 예산 국가서 책임”…기본계획·예타 해소책 강구 김재정 기자

2023년 02월 17일(금) 07:20

순천 경전선 현장점검 원희룡 국토부 장관(앞줄 오른쪽 세 번째)이 16일 오전 도심 구간 통과로 순천지역에서 반발과 논란을 낳고 있는 경전선 철도건설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순천시 제공>

순천 도심 통과로 지역 내 반발을 샀던 경전선 노선 문제가 조만간 해법을 찾을 전망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순천을 찾아 “(경전선) 도심 우회 방안을 찾겠다”며 “(우회 노선에 따른 1천억여원의) 추가 예산도 국가가 책임질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전남도·순천시에 따르면 원희룡 장관은 이날 오전 순천시 오천동 경전선 공사 예정 구간을 방문해 “그동안 김영록 전남지사, 노관규 순천시장과 함께 계속 의논한 결과, 순천시민들의 염원을 국가가 받들어 어떤 방식으로든 도심을 우회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지도에 선을 그린다고 해서 철길이 만들어지는 게 아니고 법에 의해서도 철도는 90도로 팍팍 꺾지를 못한다”며 “같은 돈으로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 그런 방안을 전문가들에게 맡겨 (순천 도심 우회로) 확정을 짓는 방향을 추구하도록 하겠다”고 도심 우회 방안 마련을 약속했다.

특히 원 장관은 “기존 사업 예산이 다 잡혀 있는데 (도심을) 우회하게 되면 최소 1천억원 넘는 돈이 더 들어가게 된다”며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예산에 대해서는 국가에서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선 등 기술적인 것은 전문가들이 연구할 일”이라며 “(추가 예산 1천억원 등) 재정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 부처 협의와 최종적으로 대통령의 결단을 통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원 장관은 “국토부 철도국장과 함께 온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이미 잡혀 있는 기본 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하려면 아마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 대통령께 보고하면 기재부 장관 등 관련 장관들에게 대통령이 ‘이것은 과거에 누가 이랬냐를 떠나 미래를 보고 새 정부에서 범정부 차원으로 책임지자’ 이렇게 추가 지시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추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또한 원 장관은 “예비타당성 조사도 원점부터 다시 하면 다른 지자체 반발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런 걱정이 없는 방안을 이미 갖고 있으니 최적의 대책을 노관규 시장과 긴밀히 의논해 가급적 이른 시간 안에 확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노관규 시장과 문금주 전남도 행정부지사는 이날 순천만국제습지센터에서 원 장관에게 순천시민의 염원인 경전선 순천 도심 통과 구간 우회 노선 반영을 재차 건의했다.

노 시장은 “도심을 통과하는 불행한 일은 막아 가장 합리적이고 합당한 방법으로 결정해 주셨으면 한다”며 “국가 전체적인 차원에서 철도가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한 번 더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동안 김영록 지사와 노관규 시장은 경전선 순천 도심 구간이 우회되도록 대통령실과 국토교통부에 우회 노선 필요성을 지속 전달하면서 경전선 전철화사업 기본계획 변경을 요구해 왔다.

김 지사는 지난 1월 13일 대통령실을 방문해 김대기 비서실장, 이진복 정무수석을 만나 지역 현안을 논의하면서 ‘경전선 전철화사업 우회노선 반영·조기 완공’과 ‘전라선 고속철도 예비타당성 면제’를 건의했다.

광주송정역에서 보성, 순천, 진주, 마산을 거쳐 경남 밀양 삼랑진을 잇는 경전선은 전라도와 경상도를 연결하는 유일한 국가철도 교통망이다. 경전선 노선 중 순천과 경남 삼랑진을 잇는 구간은 복선전철화사업이 올해 완성됐으며 하반기에 KTX-이음이 운행된다.

국토교통부가 수립한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11-2020년)’에 반영돼 2014년부터 수행한 예비타당성조사가 2018년 10월 비용편익분석(B/C) 0.85에도 불구하고 통과하지 못했으나, 김영록 지사를 비롯한 지역 국회의원이 경전선 전철화 필요성을 정부에 요청한 결과, 2019년 12월 예비타당성재조사(B/C 0.88·AHP 0.653)를 통과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총사업비 협의를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전선 구간 중 순천 도심을 관통하는 구간은 기존 노선을 그대로 활용토록 계획돼 순천지역을 중심으로 소음·안전사고 위험에 따른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여기에 고압 전차선 구조물로 경관이 훼손돼 생태도시를 표방하는 순천시 브랜드 이미지에도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문금주 부지사는 이날 “국토교통부에서 최적안이 나오도록 전남도와 순천시가 계속 머리를 맞대 국토교통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