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단수 사태 초동대처 왜 늦어졌나” 시의회, 임시회서 현장조치 집중 추궁…姜시장, 재차 사과 박선강 기자

2023년 02월 17일(금) 07:20

광주시의회가 16일 덕남정수장 밸브 고장에 따른 단수 사태와 관련, 임시회를 열어 광주시에 대한 긴급 현안 질문을 통해 형식적 점검 등 현장 조치 문제점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날 열린 임시회는 ‘원포인트’ 성격으로 지난해 7월 출범한 제9대 의회에서는 처음이다.

최지현(더불어민주당·광산1)·이명노(민주당·서구3) 의원은 단수 사태 발생 당시 광주시의 초동 대응 문제점과 사고 원인을 질타하고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촉구했다.

의원들은 상황실 근무자의 초동 대처가 늦어진 이유와 고장 원인, 시간대별 조치 상황, 사고 대처 매뉴얼 이행 여부, 향후 사고 예방을 위한 관리 시스템 마련 등을 따져 물었다.

최지현 의원은 “사고 수습의 기본은 초동 대응이 관건으로 빠른 인지와 정확한 원인 판단, 이에 따른 수습 대처가 중요하다”며 “처음엔 통신 오류로 판단했다가 밸브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2시간 30분이나 지나 알게 됐다”고 부실한 초동 대처를 질타했다.

이어 최 의원은 “예비 우회관로, 즉 바이패스 배관(bypass line)이 설치돼 있지 않았던 점도 큰 문제로 결국 대비책도 부실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추가 사고를 막기 위해서라도 바이패스 설치가 근본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고 발생 이후 광주시가 현장에서 곧바로 위기 평가 회의를 개최하지 않는 등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명노 의원은 “매뉴얼 상 사고가 나면 자체 위기 평가 회의를 하고 현장에서 단톡방을 개설하게 돼 있는데 오전 11시에야 1차 상황 판단 회의가 열렸다”며 “광주시는 지키지도 않을 매뉴얼을 만들었고, 어떠한 현장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또 “상수도 사업본부의 간부급 공무원 19명 가운데 정년퇴직 예정자가 11명이고, 정원 418명 가운데 기술직이 절반도 되지 않는 등 인사에 문제가 있다”며 “기술직 전문인력을 재배치할 의향은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정삼 상수도사업본부장은 “과거 정수장에서 통신 오류가 발생한 적이 있어 처음 사고를 인지했을 때 통신 오류로 판단했던 것 같다”며 “자문단을 구성해 우회 관로가 필요한지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강기정 시장도 “위기 평가 회의가 1차 상황 판단회의로 열리는 등 매뉴얼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에 공감한다”며 “매뉴얼을 잘 인지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과 훈련이 중요하겠다고 생각한다”고 이번 단수 사태와 관련해 문제점이 있음을 전날에 이어 또다시 인정했다.

인사 문제와 관련, 강 시장은 “상수도사업본부 직원 288명 가운데 기술직과 연구사는 145명으로 기술직의 비율이 67%로 높은 편”이라며 “퇴직 예정자를 일괄 상수도사업본부에 배치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우회관로 설치에 대해 강 시장은 “비용이 만만치 않아 작동 여부를 잘 점검하고 교체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강 시장은 “시민들께 많은 실망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고 죄송하다”고 다시 한 번 사과했다.

이어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도 강 시장은 단수 사태와 관련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강 시장은 “식용수 사고 현장 매뉴얼은 1년에 2회 이상 훈련하게 돼 있는데 충실히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40여개의 재난유형별 행동 매뉴얼이 몸에 배어 있는지 의문”이라고 철저한 훈련과 업무 숙지 등을 주문했다.

/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