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기념 ‘시의 정원’展, 21일부터 전남도립미술관 동시대 미술 만난 南道 문학…화해·희망을 이야기하다 이매리·안유리·정지아·리밍웨이·임흥순 작가 참여 개막일 ‘티(tea) 퍼포먼스’, 매달 아티스트 토크 진행 최명진 기자

2023년 02월 19일(일) 19:09

리밍웨이作 ‘편지쓰기 프로젝트(1998-현재)’

임흥순作 ‘백년여관’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이매리作 ‘지층의 시간 2020’

남도 문학과 동시대 미술작품이 한 자리에서 만나 화해와 희망의 노래를 전한다.

전남도립미술관은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기념해 오는 21일부터 6월4일까지 ‘시의 정원: Poetic Paradise’전을 개최한다.

예로부터 전남은 한국 미술사 및 문학의 대가들을 배출해온 지역이다. ‘예향’ 전남의 특성을 기반으로, 전남도립미술관은 동시대 미술과 문학이 조우하는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전시에서는 문학에서 영감을 얻은 이매리와 안유리의 미술작품은 물론, 전남 소설가 정지아와 세계적인 미술작가 리밍웨이가 공동 창작한 작업, 그리고 여순사건을 비롯해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을 다룬 임흥순 작가의 신작을 선보인다.

전시는 사라진 말과 이야기를 중심으로 작업하는 안유리의 영상 작업으로 문을 연다. 작가는 역사적 사건 속에서 개인이 체험하고 목격한 바를 어떻게 기록으로 남겼는지 보여주며, 개별적인 지역을 넘어 세계 역사의 아픔을 다루고 인류애적인 공감을 구한다.

이매리 작가는 인류의 탄생, 인간의 삶과 죽음, 민족과 국가의 생성과 소멸에 관해 작업한다. 성경과 에즈라 파운드,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를 금가루로 써 내려감으로써 문명과 인류에 의해 계속되는 장구한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강진 출신으로 목포대에서 수학한 이매리는 전남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하나로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은 물론, 뉴욕·베이징·광저우·시에나·크레타 등을 종횡무진하며 전세계 미술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대만 작가 리밍웨이는 영국 테이트모던, 프랑스 퐁피두센터,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등 유수 기관에서 앞다퉈 전시를 개최한 세계적인 작가다.

‘소통’과 ‘관계 맺기’를 키워드로 작업하는 그는 이번 전시에서 구례 출신 소설가 정지아와의 공동 작업을 공개한다. 이와 더불어 리밍웨이는 자신의 대표작인 작품 ‘편지쓰기 프로젝트(1998-현재)’에 관객을 초대하며 저마다 가지고 있는 그리움과 노스탤지어를 예술로 어루만지는 계기를 제공한다.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한 영화감독이자 미술작가인 임흥순은 이번 전시에서 완도 출신 소설가 임철우의 ‘백년여관’에서 영감을 받은 동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 신작은 전남도립미술관의 커미션워크로 제작됐다. 여순사건과 제주4·3사건 등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에 대한 작가의 시선을 담은 영상과 설치 작품을 선보이며 지치고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하는 치유의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개막 당일인 21일에는 신작과 연계한 ‘티 퍼포먼스’(Tea Performance)도 진행한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문학과 현대미술이 만난 시도로, 각각의 작품은 인간존재에 깊은 고뇌, 사회 그리고 역사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다”며 “한 편의 시와 소설을 써 내려가듯 펼쳐낸 전시를 통해 관객 모두가 공감과 희망을 노래하고 ‘시적 파라다이스’로 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예술적 소통의 장을 위한 아티스트 토크가 펼쳐진다. 오는 22일 오후 4시 리밍웨이와 소설가 정지아의 토크를 시작으로 이매리, 임흥순, 안유리 작가가 각각 매달 순차적으로 아티스트 토크를 진행한다. 자세한 사항은 전남도립미술관 누리집과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