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오 광주이주민건강센터 이사장 “의료 소외 이주민 돌봐 사회 정착 돕겠다” 2005년 의료·시민단체 협력 ‘비영리단체’ 설립 이주노동자·유학생 대상 매주 일요일 무료 진료 오복 기자

2023년 02월 19일(일) 19:17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민들이 마음 놓고 방문해 아픔을 이야기 할 수 있는 든든한 장소로 만들고 싶습니다.”

최근 광주이주민건강센터 이사장으로 임명된 강주오(46·사진) 행복을주는가정의학과의원 원장은 “광주·전남지역에서 외국인 노동자와 이주민들이 소외되지 않고 사회 구성원으로 공생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겠다”고 취임 포부를 밝혔다.

광주이주민건강센터(이하 센터)는 국적과 인종을 뛰어넘어 인도주의를 실천하기 위해 의료단체, 선교단체, 이주민단체, 시민단체가 힘을 모아 조직한 비영리단체로 지난 2005년 6월 설립됐다.

센터에서는 장시간 노동, 의사소통의 어려움, 건강보험 미취득 등의 이유로 의료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이주노동자, 이주여성,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매주 일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무료 진료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의학과, 한의학과, 치과, 약학과, 심리상담 등 다양한 분야 전문 의료인과 의대생, 청소년, 직장인 등 150여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강 이사장은 2008년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선배의 권유로 센터와 인연을 맺었다.

‘의료봉사가 멋있어 보여서’라는 이유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막상 의학과 운영위원회를 맡아 센터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하고 보니 외국인들이 처한 현실은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사회 구성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아파도 참는 경우가 허다했고, 심각한 증상이 발생한 경우 치료를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강 이사장은 센터 소장을 역임하던 시절 긴급한 상황에서 센터의 도움으로 회복한 외국인 근로자의 사연을 전했다.

완도 미역공장에서 일하던 태국인 여성 근로자 A씨가 쓰러졌다는 전화가 센터에 접수됐다. 증상을 듣자마자 위급한 상황임을 인지한 그는 화순전남대병원과 연계해 A씨에게 전문·체계적인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결과 A씨는 실제 용혈성 빈혈로 위중한 상태였고, 2주간의 입원 치료 후 건강하게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센터는 이와 같이 단순 진료 외에도 상급병원 연계를 통한 전문적인 치료도 병행하고 있다.

강 이사장은 ‘이주민’은 현대사회의 중요한 일원으로 자리잡았지만 의료 분야의 지원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주민은 노동시장에서 산업 중심 역군일 뿐만 아니라 농어촌에 부족한 일손에 큰 힘을 주고, 결혼이 어려운 귀농 종사자들의 배우자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안타깝게도 현대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이들이 의료 분야에 있어 매우 소외돼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이들에게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해 봉사와 후원이 이어지길 소원했다.

강 이사장은 “광주시, 광산구, 기업, 의료단체 등의 보조금으로 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방문하는 환자의 수에 비해 협소한 공간과 재정적인 부분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보다 많은 분들의 봉사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강 이사장은 전남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학과 석·박사를 수료, 광주응급의료정보센터 의료업무실장, 광주가정의학과의사회 정책·총무·학술이사, 국민건강보험 화순지사 노인장기요양보험 심사위원, 광주이주민건강센터 소장, 사단법인 대한안전연합 이사, 호남대 응급구조학과 초빙교수 등을 역임했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