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를 넘어선 정당·정치인 현수막 정비 필요

2023년 02월 19일(일) 19:17

딱히 선거철도 아닌데 광주시 곳곳에 정치인 현수막이 무분별하게 내걸려 있다. 도심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일부 시민 통행에도 불편을 끼치는 실정이다. 정당이나 활동을 하는 정치인은 정책이나 현안을 신고·허가 없이 게시할 수 있도록 개정된 옥외광고물법이 지난해 12월 통과되면서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본보 취재에 따르면 북구 중흥삼거리 일대에는 다양한 내용의 현수막이 설치됐다. 소상공인이 수수료를 내고 사용하는 지정 게시대까지 가리는 것도 있다. 북구청사거리에선 횡단보도 가로수 사이에 현수막이 걸렸다. 도로 쪽 시야를 막아 사고 가능성도 우려된다. 1㎞ 남짓 도로에 수 십개가 난립해 제때 수거도 힘들어 보인다. 인근 주민들은 매일같이 현수막으로 뒤덮여 있다면서 보기에도 흉하고, 불안하다며 눈살을 찌푸린다. 자치구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지만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사정을 토로한다. 신규 아파트 분양 등 각종 불법 현수막 수거에도 한계를 드러내는 마당에 일일이 정당과 정치인을 구분해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하소연한다.

최근 정국이 혼란스럽다. 경기도 위례신도시·대장동 개발 의혹 등과 관련,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경색이 심화되고 있다.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로 여야 간 강대강 대치 국면이다. 고물가 속에 난방비와 전기요금 폭탄까지 서민들의 삶은 위태롭기만 하다. 민생 문제가 부각되고 있으나 윤석열 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당과 정치인 현수막이 현재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해도 살포 수준이라면 분명 지나치다. 미관을 해치는 것을 넘어 주민 통행을 가로막고 사고 위험을 높이는 경우라면 곤란하다. 관련 법령에 의하면 정치 현수막은 한쪽 귀퉁이에 설치 날짜와 담당자 연락처가 기재돼 있다고 한다. 자치구도 주도적으로 협조를 구해야 하며 철거에도 미온적이어선 안 된다.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선제 대응해야 한다. 현수막 관리에 대한 적극 행정을 촉구한다. 안전이 최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