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歷史의 흔적’ 새로운 존재의 의미를 찾다 류관유 ‘문명의 파편’展, 내달 4일까지 은암미술관 최명진 기자

2023년 02월 20일(월) 19:34

‘존재-소상기관무진도’

‘존재NO.39’

‘존재NO.52’ <은암미술관 제공>

재료나 매체에 대한 새로운 탐구를 통해 중국화의 새로운 부흥을 모색하는 전시가 펼쳐진다.

은암미술관은 21일부터 3월4일까지 류관유 작가 기획초대전 ‘문명의 파편(文明的碎片)’을 개최한다.

중국화는 동아시아 예술의 기원으로 동양의 대표적인 회화 매체인 먹의 농담을 이용해 채색을 가하지 않고 그려지는 수묵화다. 수묵이라는 단일한 재료로 그려진 그림은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때부터 중국과의 빈번한 교류를 통해 특성에 맞게 한국화로 이어져 오고 있다.

현시대 중국화는 서양 회화의 다양함이나 실험성, 생경함에 밀려 구시대적 예술로 인식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수묵이 담고 있는 심오한 정신성을 지키며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깊은 철학적 고찰을 통해 전통적인 기호와 이미지를 재해석해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수묵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한다.

중국화를 전공했지만 자신의 환경을 변화시킴으로써 관습적인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모색과 시도로 새로운 예술적 방향과 시각을 보여준다.

그의 창작 소재는 사람들에게 친숙한 조각상과 산, 돌이 주를 이룬다.

재료의 물성과 화가 사상의 내적 관계의 연결고리를 융합 매체 회화로 기준 삼고, 작품 구현에서 동시대적 표현 기반으로 ‘물질 문명’, ‘역사 문명’, ‘동시대 문명’에 초점을 맞췄다.

‘물질 문명’에서는 자연계에서 무기(無機) 형태로 존재하는 바위를 둥글게 다듬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이는 인간의 심리적 진화와 성장에 해당하며, 인간과 현실의 관계를 표현한다.

‘역사 문명’에서는 문화 전통에 대한 현대적 성찰을 한다. 전통적 불상들은 ‘단장취의’(斷章取義)라는 조형 방식으로 파괴와 변화, 고독함을 드러내며 역사의 변화와 세월을 이야기한다. 과거의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를 거쳐 전통과 함께 현대적 형태로 존재하며 끊임없는 의문을 제기한다.

‘동시대 문명’에서는 동양, 서양의 깊은 전통과 훌륭한 문명은 교류와 융합을 통해 운명공동체를 이룬다는 것을 보여준다.

동·서양 그리고 전통 문명과 동시대 문명을 연결하는 문화적 목적과 가치를 드러낸다.

은암미술관 관계자는 “오래된 관습의 한계를 극복하고 동시대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며 세계 미술 속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개인의 예술세계를 탐구하는 그의 작품을 통해 전통을 바라보는 시야와 문명의 발달로 이어지는 역사 속 물질에 대한 고찰이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