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지사 ‘지방-중앙 초광역 행보’ 눈에 띄네 부산·경남·해수부와 남해안 개발 협력…22일 울산과 협약 경북·경기와도 한호흡…상징적 상생 아닌 ‘실리 추구’ 지향 직무 지지도 1위 발판 결이 다른 ‘정치적 존재감’ 전국 각인 김재정 기자

2023년 02월 20일(월) 20:03

사진=전남도 제공

민선 8기 출범 이후 광역단체장 직무수행 지지도 7개월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김영록 전남지사의 ‘초광역’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영남권·수도권 등 타 광역자치단체와의 교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6개 중앙부처가 참여하는 ‘남해안 종합개발청’ 설립을 정부에 선제 제안하는 등 권역과 지방-중앙을 아우르는 광폭 행보가 이채롭다.

김 지사는 20일 오전 경남 통영시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박형준 부산시장, 박완수 경남지사와 함께 남해안권 해양레저관광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김 지사는 ‘남해안 종합개발청’ 설립을 공식 제안했다. 김 지사는 지난 15일 도청 기자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도 “남해안 종합 개발에 참여하는 6개 부처가 공동으로 ‘남해안 종합개발청’을 설립해 국가가 직접 SOC와 관광, 레저, 치유, 휴양, 수산 등을 개발토록 해야 한다”고 설립 필요성을 처음으로 언급한 바 있다. 첫 언급 5일 만에 공식석상에서 종합개발청 설립 문제를 공론화 테이블에 올린 것이다.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이 정책 제안이 아닌, 6개 중앙부처의 업무를 통합해 새로운 기구 신설을 정부에 제안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어 김 지사는 오는 2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두겸 울산시장과 상생발전 협약을 맺는다. 전남도-울산시의 상생발전 협약을 통해 ▲지역자원시설세 과세 대상 확대·국세 지역 환원 공동 추진 ▲원자력안전교부세 신설 ▲수소산업 생태에 조성 ▲울산-전남 관광 교류의 달 추진 ▲석유화학단지 안전대책·안전역량 강화 ▲내수면 생물자원 보호·생물다양성 회복(전남 섬진강, 울산 태화강) ▲고향사랑기부제 안착·활성화 ▲2023년 대규모 행사 등 협력과제를 추진한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1월 초 영호남 상생협력과 지역균형발전을 선도하기 위해 이철우 경북지사와 고향사랑기부금 500만원을 상호 기부하기도 했다. 전남도와 경북도는 민선 7기 시절인 2019년 상생협약을 맺고 각종 협력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해 10월28일엔 전남도청에서 김동연 경기지사와 민선 8기 첫 상생발전 협약식을 열어 국가균형발전과 국민 대통합을 위해 상생 협력하고 동반 성장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새로운 공존·공영으로 살기 좋은 지방시대,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양 도지사가 의기투합한 것이다.

주요 합의 내용은 ▲실질적 지방시대와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 실현 ▲재생에너지 등 지역 동반성장 산업 생태계 구축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발전 실현 ▲관광산업 활성화 ▲지역 활력 제고 등이다.

타 광역자치단체, 중앙정부를 넘나드는 김 지사의 초광역 행보는 민선 8기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단순히 상징적인 상생 협력을 넘어 ‘실리 추구’에 지향점을 두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와 관련, 민선 7기 입증한 안정적인 도정 운영 능력을 발판 삼아 김 지사가 외부로 조금씩 정치적 시야를 넓히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김 지사는 민선 8기 출범 이후 7개월 연속 광역단체장 직무 지지도(리얼미터) 1위를 기록했다. 민선 7기까지 포함하면 총 50차례의 지지도 조사에서 37개월(누적)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민선 8기 광역단체장 중 홍준표 대구시장의 경우 정치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정치 전면에 나서고 있다. 반면, 김 지사는 차분히 도정에 집중하며 실리 중심의 초광역 행보를 통해, 결이 다른 ‘정치적 존재감’을 전국에 각인시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김 지사의 스타일은 지난 1월 광주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김 지사는 ‘정치적 목소리를 강하게 낼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현직 지자체장으로서 전남도의 주요 현안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치다.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정치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도정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도정을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시간이 흐를 수록 호남권 대표 주자로서 김 지사의 정치적 역할론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도정에 전념하고 있지만 긴 호흡으로 큰 정치를 구상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