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자체 홈피 자유게시판 광고글 ‘도배’ 市·5개 구 상황 비슷…관리자 삭제에도 반복 게시 관리자 “일부는 글 왜 지웠냐며 항의…관리 애로” 주성학 기자

2023년 02월 21일(화) 20:06

광주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갈무리

광주시 및 5개 자치구의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이 구인·제품·자격증 홍보 등 광고글로 넘쳐나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광주시와 5개 자치구의 자유게시판을 들여다본 결과, 게시글 대부분이 상업광고였으며 같은 내용의 글이 반복 게시돼 있었다.

제품, 자격증, 사주팔자, 학원, 단기알바 등의 홍보와 대출 광고가 주를 이뤘고 1년여가 훌쩍 지난 광고글도 여전히 게시판을 차지하고 있었다.

때문에 광주시와 기초지자체에 의견을 제시하고 자유롭게 대화하거나 불편사항을 신고하려던 이들은 해당 지자체의 관리 강화 등을 제기했다.

실제로 광주시와 5개 자치구 자유게시판 관리 사항에는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게시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상업성 광고,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정치적 목적이나 성향이 있는 게시물, 반복적 게시물 등은 관리자에 의해 통보 없이 삭제 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시민 김모(34)씨는 “궁금한 점이 있어 자유게시판을 통해 사람들과 의견을 나눠보려 했으나, 죄다 광고글 뿐이어서 관뒀다”며 “자치구 관계자들은 민원게시판에 글을 올리면 된다고 하지만, 그건 행정기관에 요청하는 것이지 시민들끼리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자유게시판 성격에 대해 따져 물었다.

또 다른 시민 장모(43)씨도 “다른 이들과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인터넷상 복합공간이 자유게시판인데, 공직자들은 민원게시판에 게시하라는 일관된 답변만 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의견을 나누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민원 처리에만 몰두하는 것 같아 조금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자유게시판 관리는 1명이 담당하고 있고, 특정기준을 두고 게시글을 관리하면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과 같아 관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민원 관련된 게시글은 민원게시판이 따로 있어 그곳에서 관리하고 있다”며 “그 외 자유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성격이나 욕설의 경우 삭제 조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광주시 관계자는 “예전에 광고 게시글을 삭제한 이후 민원이 제기돼 삭제에 대해 조심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자유게시판을 완벽하게 모니터링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문제 될만한 부분을 제외하고 최대한 차단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고 부연했다.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