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조 투자 지역 관광 사업, 대전환을 준비하자 / 정성문 |
| 2023년 02월 22일(수) 19: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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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는 이달 중순 ‘남부권 광역관광개발계획’ 사업규모 확정을 위한 현장실사를 마쳤다. 그 결과 광주는 3개 지자체 1천371억원, 전남 22개 지자체 1조4천210억원의 사업규모가 확정됐다. 5월이면 기재부 심사를 거쳐 최종 예산이 확정된다. 이 사업은 광주·전남, 부산·울산·경남 등 국토 남부권 지역의 연계관광 활성화 및 관광경쟁력 확보를 위해 남서(광주·전남), 남중(전남·경남), 남동(부산·울산·경남) 3개 권역으로 나누어 향후 10개년간 지역관광의 획기적인 발전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23-2025 한국 관광 트렌드 및 전망’ 보고서는 지역의 고유성을 기반으로 하는 로컬의 시대를 제시했다. 남부권 광역관광개발계획에 의한 다양한 사업이 시작된다면 농촌지역 연계형 관광이 더욱 진화되고, 이를 찾는 방문객 또한 증대될 것이다. 더욱이 올해 개통될 목포~부산 남해안 고속철도는 800만명의 부산·울산·경남 시장과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킴에 따라 남해안 인접 지역 관광시장의 성장을 약속하고 있다.
광주도 도약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 유통3사가 수천억원을 투입해 문화복합공간 조성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그룹 ‘더현대 광주’, 신세계그룹 ‘그랜드 스타필드’가 사업제안서를 공개하였고, 롯데쇼핑도 부지를 찾는 중이다. 3개사의 광주 투자는 관광산업 지평을 확장시킬 것이다. 최근의 여행트렌드가 특별함을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는 지역과 공간을 찾아 차별화된 체소비험을 하는 것이 문화로 자리 잡았다.
역사문화마을로 조성된 양림동은 근대 기독교 역사를 간직한 곳에 조성된 독특한 공간을 찾아 먹거리와 차를 마시는 특별한 경험을 하려는 여행자가 대다수다. 광주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으로 소개되는 동명동은 소위 동리단길로 마케팅되고 있다. 최근 광주에서 뜨는 동네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 광산구 첨단지구 시리단길이다. 부동산 개발기업 ‘시너지타워’가 이곳에 감각적인 상업건물들을 인접해 만들면서 상권이 형성된 곳이다.
광주의 대표 관광자원이 된 이들 거리의 특징은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하여 공간을 소비하도록 한다는 점이다. 과거의 소비행태는 상품 구매가 1차적이었다면 최근에는 문화소비가 우선시되고 있다. 유니크 베뉴(Unique Venue)를 찾아 특별한 공간을 소비하며 자아를 찾는 게 일반화된 여행의 트렌드다. 그래서 상업지구를 조성하거나 대형 쇼핑몰을 신축 또는 리모델링할 때 F&B(Food&Beverage)가 중심, 또는 핵심위치에 조성된다. 독특한 장소를 찾아 음료와 식사를 하고 나서 여유시간에 쇼핑을 하는 취향(ABITUS)의 시대를 반영한 컨셉이다. 이러한 영향 탓에 대형 쇼핑몰을, 그리고 다중집합시설을 ‘문화복합공간’ 또는 ‘복합문화몰’로 부르고 있다.
대규모 투자유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국내 대표 유통 3사의 문화복합공간이 광주에 모두 들어서게 되면 국내 관광환경은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인바운드 볼모지였던 지역이 국제관광 목적지로 주목 받고, 감각적인 공간을 소비하려는 여행자들로 인해 광주·전남의 연계 관광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를 위해 임박한 미래 공급과 수요에 대비한 관광수용태세 정비가 시급하다. 광주·전남은 지역 관광 생태계의 취약점을 재점검하고 이를 통해 구체적인 전략들을 다듬어야 한다. 지역 관광자원을 활용한 콘텐츠 발굴과 로컬 크리에이터 강화, 신규 창업에 대한 고민을 기반으로 경쟁력 있는 미래 관광시스템 구축에 힘써야 한다. 대기업의 문화복합공간 조성도 과거 ‘현대카드의 1913 송정역시장 프로젝트’처럼 기업과 지역이 상생하는 방향으로 기획되었으면 한다. 엔데믹 시대 지역 관광의 대전환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