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글 점령 시·구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눈살

2023년 02월 22일(수) 19:37

광주시와 5개 자치구의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갖가지 제품, 자격증, 사주팔자, 학원, 단기알바 등 상업적 홍보와 대출 광고가 버젓이 올라 있다. 1년 여가 훌쩍 지난 내용까지, 점령 수준이라 할 만하다.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내는 열린 공간으로, 상업성 광고,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정치적 목적이나 성향이 있는 게시물, 반복적 게시물 등은 관리자에 의해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다는 게시판 규정마저 무색하게 만든다.

해당 지자체의 관리 강화가 매우 시급한 상황이지만 어쩐 일인지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광주시는 완벽하게 모니터링하기 힘들기 때문에 문제될 만한 부분을 제외하고 최대한 차단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라고 호소한다. 한 자치구는 1명이 담당하고 있고, 특정 기준을 두고 관리하면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과 같아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주민들은 민원 관련은 게시판이 따로 있다는 방관자적 태도에 더욱 화가 치민다. 저마다의 견해를 제시하고 교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인 자유게시판이 광고판이냐며 따져 묻는다.

지자체 자유게시판이 영리 목적의 광고 용도로 전락했다. 고수익 보장 등 아르바이트를 부추기는 내용 등으로 2차 피해도 우려된다. 굳이 민원이 아니더라도 주민들은 소신껏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나누고 싶어 한다. 온라인 상에서 행정 절차에 대한 문의나 시설 이용에 대한 궁금증, 또는 소소한 일상적 생활에 대한 부분까지 폭넓게 활용 가능한 것이다. 참여 민주주의를 위한 올바른 소통 창구로 역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상업 광고가 도배된 현실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해 주민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정치적인 성격이나 욕설의 경우 즉각 삭제할 수 있다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적나라한 광고글 또한 상응해서 조치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행정안전부 가이드에는 1일 1회 점검하는 방안이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는 소극적으로 부실하게 대응해선 안 된다. 관리 지침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해 엄정 대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