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충남 “낙농인들과 함께 나누는 삶 이어가겠다” 2010년 광주·전남지역 낙농회원 14명 의기투합 소아암환자 7천여만원 지원…어려운 이웃 돕기도 오복 기자

2023년 02월 23일(목) 19:15

광주·전남 낙농업연합회 소속 17명이 회원으로 활동중인 ‘일사천리회’는 소아암 환자를 돕기 위해 13년째 화순전남대병원에 의료비를 후원하고 있다. 사진은 박충남 일사천리회 회장.

“낙농가들이 매년 소아암 환자를 위한 기부를 하고 있는데, 어려움 속에서도 큰 보람으로 다가옵니다. 앞으로도 낙농회원들과 함께 나누는 삶을 지속하고 싶습니다.”

취약계층 환자를 돕기 위한 의료비 후원을 13년째 이어오고 있는 단체가 있어 눈길이 쏠리고 있다.

주인공은 ‘낙농업연합회 일사천리회’다.

일사천리회는 낙농업 종사자 14명이 ‘나누는 삶을 살아가자’는데 뜻을 모아 지난 2010년 결성했으며 현재는 17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박충남(67) 회장은 낙농업 종사 43년차로, 광주·전남지역 낙농업 회원들과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의견을 나누다가 13년 전 화순전남대병원을 통해 소아암 환자를 위한 기부를 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친목 도모를 위해 모였지만, 이들은 모두 ‘어려운 이웃을 도와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해 광주, 해남, 나주, 영암, 함평, 곡성 등 각 지역 회원들이 13년째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일사천리회는 박 회장이 창립 회원 수 ‘일사’(14명)와 ‘거침없이 빠르게 좋은 일이 이뤄지길 소원하는 마음’을 담아 이름 붙였다.

이들의 기부는 단체명처럼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지난 2011년부터 매년 후원금 500만원을 화순전남대병원에 기부했고, 2019년부터는 600만원을 전달하고 있다. 현재까지 기부한 후원금이 6천900만원에 달한다.

‘좋은 일’이 입소문을 타면서 현재는 회원이 17명으로 늘었다.

회원들은 소아암 환자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웃에도 손을 내밀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억울하게 살인사건에 연루된 것을 호소하던 A씨를 지원해 올해 2심에서 무죄판결을 이끌어 냈다.

박 회장은 “소액이라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 돈의 크기와 가치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며 “낙농업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직업이지만, 이런 선행을 통해 ‘낙농업’을 알리고 긍정적인 이미지까지 심을 수 있어 기쁘고 보람차다”고 말했다. 이어 “우유 시장 개방으로 낙농가 수가 줄어들고, 사료값 폭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의 저소득 계층이나 자립 기반이 약한 사회적 약자를 돕는 일을 지속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일사천리회의 기부금을 전달받은 정용연 화순전남대병원장은 “낙농산업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도 의료비를 후원해 준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최고 암병원으로써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화순전남대병원이 의료 취약계층의 암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선 회원분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