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산단의 지역자원시설세 확대 절실하다

2023년 02월 23일(목) 19:16

모처럼 전남도와 울산시가 한 목소리를 냈다. ‘화약고’라 불리는 국가 석유화학산업단지와 관련해서다. 요지는 유독가스 누출 등에 따른 주민 생명권을 지킬 재원 확보를 위해 지역자원시설세 과세 확대가 절실하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국세의 지역 환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영록 전남지사와 김두겸 울산시장, 그리고 여수의 김회재, 울산의 이채익 국회의원이 지난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 성명을 통해 공론화한 것이다.

석유화학산업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초산업으로, 첨단·전략산업 대도약의 토대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폭발·화재 및 대형 인명 피해가 끊이지 않은데다, 환경오염 등으로 산단 주변 주민의 생명권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공동성명서를 통해 이들 단체장과 정치인들은 ‘전남도와 울산시가 지자체 차원에서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지만 여수국가산단과 울산국가업지에서 거둬들인 세금의 97%(12조4천216억원)가 국가로 귀속돼 재원 마련에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여수 석유화학단지의 경우 지난 2021년 기준으로 국세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교통·에너지·환경세만 4조1천708억원에 달한 반면 전남에 배분되는 금액은 41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재난관리와 환경보호·개선 사업에 필요한 재원 확보를 위해 지역자원시설세의 과세 대상을 석유정제·저장시설 및 유해화학물질까지 확대토록 한 지방세법 개정안의 조속한 입법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이는 국가 균형발전과 지방 상생 번영의 길을 열기 위한 하나의 방안이기도 하다.

석유화학공장이 있는 국가산업단지 지역은 시설 노후와 장치산업의 특성상 대형사고가 예견되고 실제 공해·소음·악취 등 환경문제, 화학물질 폭발화재 및 누출사고에 따른 주민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는 문제점은 더 이상 거론할 필요가 없다.

이같은 현실을 극복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국가산단에서 거둬들인 국세 중 교통·에너지·환경세의 일부를 산단 소재 지역에 우선 배분해야 한다’는 지역의 주장은 당연하다. 중앙정부가 빨리 대안을 발표하기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