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실종 시대 / 김명진 |
| 2023년 02월 23일(목) 19: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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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책임이 크다. 윤 대통령은 0.73%, 24만 표 차이로 승리했다. 따라서 초기부터 화합, 통합, 협치로 반대 국민을 포용하고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 내야 했다. 하지만 극렬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한 자극적인 언행만 보이고 있다. 야당을 국정 파트너, 대화의 상대로 보지 않고 적대시하며 국정운영을 하니 정쟁만 계속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종북주사파로, 이재명은 비리 복합체로 보고 쓸어내야 할 세력으로 보고 있다. 취임 후 9개월 동안 야당 대표를 한 번도 안 만났다. 정치 보이콧, 협치 보이콧 대통령이다. 여야대치의 근본 원인이다. 윤 대통령은 범죄 피의자인 야당 대표를 만나기 싫어한다고 한다. 사람은 누구든 다중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도 마찬가지다. 169석의 야당 대표이고, 인천 계양갑 지역구 국회의원이고 집에서는 가장이다. 범죄 피의자 이재명이 아닌 대한민국 야당 대표 자격으로 만나면 될 일이었는데 끝내 피했다. 정치 실종의 시작이다.
이재명은 범법자인가. 이재명 구속영장 청구서에 1년 이상 온 나라를 뒤덮었던 428억 사후수뢰 약정,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혐의 등은 모두 빠졌다. 결정적인 증거도 없이 275번 압수수색 후 내건 혐의는 4천895억원의 배임죄와 189억원의 제3자 뇌물죄였다. 공익까지 고려한 지방자치단체장의 정책적 판단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온 나라를 헤집었다. 대장동 사업의 경우 성남시가 5천503억원의 공익을 얻었다는 사실은 대법원 판결에서 이미 인정된 사실이다. 이익이 없었으면 배임도 없었다. 추후 땅값 상승에 따른 혐의로 결과론적, 사후적 판단으로 처벌하려는 것이다. 당시 금융위기 후 부동산경기 예측이 쉽지 않았고 안정성이 중요한 행정에선 확정이익방식이 타당했다.
성남 FC 사건의 검찰 시각은 두산, 네이버 등 기업에 특혜를 주고 광고비 협찬을 받았는데 정치적 이익, 본인의 치적 쌓기를 위한 목적이니 제3자 뇌물이라는 것이다. 시민구단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업의 광고가 필요하다. 기업광고 제대로 못 받는 구단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즉 세금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세금 절감하고 기업유치, 고용창출 효과를 가져온 건 지방자치대상감 아닌가. 단체장은 지역에 기업을 유치하고 기업발전을 위해 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할 의무가 있다. 성남 FC와 성남시 행정을 별 근거도 없이 무리하게 연결해 혐의사실에 적시했다. 이런 식이면 전국에 살아남을 지방자치단체장은 없다.
구속영장 청구서에 시정농단, 내로남불, 아시타비 등 감정이 실린 표현이 나온다. 언론기사용이다. 여론몰이 수사, 정치 수사임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이재명 대표와 가까운 정성호 의원의 김용, 정진상 접견록 일부를 곡해해 기사화하고 증거인멸 정황으로 구속영장 청구에 활용했다. 야당 대표가 어디로 도망가나. 수년간 압수수색하고 모든 자료를 검찰이 가지고 있는데 증거인멸을 어떻게 하나. 아무리 포장을 해도 이번 수사는 명백한 정적제거, 정치탄압 수사이다. 이재명 범법자 만들기다. 검찰발로 연일 보도 되는 의혹 기사가 이어지자 당원들은 우려가 많았다. 이재명 대표와 직접 관련 증거가 하나도 없는 영장 청구서를 보고 무리한 검찰수사에 대한 반감과 함께 오히려 자신감을 얻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자신을 의석 부족으로 지금은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임시 대통령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바타 당 대표를 통해 친윤당을 만들고 친위사수대 40-50명을 국회에 진출시키려 한다. 그러면 본인 뜻대로 국정운영도 마음대로 하고 총선 이후 정치적 안위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생각일까. 착각이다. 다수당이 되어도 야당의 협조가 있어야 국정성과를 낼 수 있다. 총선 이후 민심이 떠난 대통령을 끝까지 사수할 친위대가 얼마나 될까. 야당과 협치하고 민생을 머리 맞대 챙기는 정치복원이 국정성과를 내고 훗날 안위도 지키는 현명한 길임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