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덕남정수장 피해 보상 번거로워선 안돼

2023년 02월 27일(월) 19:38

광주 덕남정수장 유출밸브 사고로 인한 수돗물피해 보상 신청이 시작된다. 단수 및 흐린물이 발생한 피해지역에 대해서는 별도 신청 없이 2월 수도요금 중 이틀 분을 감면한다.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저수조 청소, 생수 구입비, 필터 교체비, 영업보상 등을 청구할 수 있다. 신청서와 함께 증빙자료를 3월 2일부터 17일까지 우편 또는 전자메일로 접수하면 된다. 5개 자치구 수도요금센터를 방문, 신청해도 된다. 상수도본부는 보상심의위원회 운영 규정에 따라 구성한 심의위 의결을 거쳐 4월까지 보상 유무, 금액 등을 결정해 개별 안내할 예정이다.

수돗물은 시민 생활과 밀접하다. 이번 정수장 밸브 고장에 따라서도 큰 혼란이 빚어졌다. 유례없는 가뭄 위기에 적극적인 물절약 운동으로 동복댐 물 고갈 시기가 늦춰진 상황에서 허탈감이 컸다. 광주시가 단수조치 없이 수리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역부족으로 실패, 이후에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했다고 해명했지만 주민들은 늑장 행정이라며 분통해 했다. 특히 부품 사용 내구현안을 초과한데다, 기본 매뉴얼 조차 지켜지지 않음으로써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사태를 더욱 키웠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광주시는 뒤늦게 재난안전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 하기로 했다. 재난대응 매뉴얼 41개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과 훈련으로 안전 컨트롤타워로서의 기능을 강화한다는 것으로, 전 공직자의 역량 향상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덕남정수장 사고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한 대응과 수습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재난·사고는 예고가 없다고 하지 않았는가. 평상시 안전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수돗물피해 보상 신청이 적절히 이뤄져야 한다. 단 한 명도 빠지지 않도록 최대한 알리고, 협조해야 한다. 무엇보다 구비서류와 관련해 세세히 안내해야 한다. 피해로 인한 물품구입 영수증이나 사진, 식당과 카페 등 다중시설 영업장의 경우 매출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세무자료 등을 제출해야 한다는데, 번거롭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요구된다. 까다롭고 복잡하다면 2차 가해다. ‘매우 송구하고 죄송하다’는 강기정 시장의 대시민 사과는 더는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