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결됐지만 찬성 많았던 李체포동의안 민주당 169명 전원 참석 불구 반대 138표 그쳐 30표 이상 이탈한듯…이재명 대표 리더십 타격 김진수 기자

2023년 02월 27일(월) 20:03

무효표 논의하는 국회의장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와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투표용지 해석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으로 검찰이 청구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27일 국회 표결에서 부결됐지만 찬성이 반대 보다 1표가 더 많았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무기명 투표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진행한 결과, 재석 297표 중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의결 정족수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인 만큼 이에 충족되지 못해 부결됐다고 발표했다.

국회의원 총원 299명 중 이날 본회의에 결석한 김홍걸·정찬민 의원만 제외하고 모두 참석한 가운데 진행한 체포동의안 투표에서 당초 예상과 달리 찬성이 더 많이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지난해 12월 노웅래 체포동의안의 경우 찬성 101표, 반대 161표, 기권 9표로 부결된 바 있어 이번 투표에서는 민주당 이탈표가 많이 나왔다는 해석이 가능해 이 대표의 리더십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국회 주변에서는 ▲민주당 169명 전원 ▲국민의힘 114명 ▲정의당 6명 ▲기본소득당 1명 ▲시대전환 1명 ▲무소속 6명이 표결에 임했고, 무소속 중에서도 민주당 성향의 의원이 있는 데도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민주당에서 찬성 또는 무효·기권 의사 표시를 한 이탈표가 상당수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표결 전 민주당이 호언장담하던 ‘단일대오’가 명백하게 무너졌다는 반증이어서 민주당 내부의 후폭풍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여야는 297표 중 2표가 반대표인지 무효표인지 판단하기 어려워 여야 간 설전이 이어지면서 개표를 마치고도 이례적으로 발표 시간이 1시간 이상 지연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결국 지리한 논란 끝에 김 의장은 한 표는 ‘부’로 보는 게 맞고 한 표는 ‘가’로 보는 게 맞다는 절충안을 제시했고, 여야는 이를 각각 지도부와의 논의한 끝에 받아들였다.

이날 본회의에 원내 단독 과반이 넘는 민주당 의원이 전원 참석했다는 점에서 어렵지 않게 체포동의안 부결 전망에 무게가 실렸었지만, 거꾸로 가결이 더 많은 결과가 나온 만큼 이 대표는 더욱 어려운 처지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투표 결과에 고무된 검찰이 또 다른 혐의를 고리로 재차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이재명 대표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창과 방패’ 대결을 벌였다.

먼저 발언대에 선 한 장관은 약 15분 간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결합개발 타당성 보고서’, ‘위례신도시 사업협약 체결을 위한 이면계약서’ 등을 최종 승인했다면서 관련 문서를 물적 증거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자신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법치의 탈을 쓴 정권의 퇴행”이라고 비난하며 의원들을 향해 체포동의안 부결을 호소했다.

이 대표는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대해 “혐의 내용이 참으로 억지스럽다”며 “대장동 사업은 5천503억원의 공익 환수 성과이고 성남FC 광고 유치는 적법했다”고 반박했다.

또 “장기간의 대규모 먼지떨이 수사에도 아무 증거가 나오지 않는다”며 “오히려 1천억원 이상을 추가 부담시켜 업자들이 욕을 하며 반발한 사실, 정영학 녹취록 같은 무죄 정황만 차고 넘친다”고 주장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