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곳곳 쓰레기…도시 미관↓·사고 위험↑ 일반 쓰레기·생활 폐기물, 사유지·도로 인근 즐비 區, 정비·투기 근절 난색…“깨끗한 환경 선결돼야” 주성학 기자

2023년 02월 27일(월) 20:02

광주 도심 곳곳에 쓰레기가 무단 투기돼 도시미관을 해치고 안전사고 위험까지 높여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사진은 광주공업고등학교 인근 공터에 쓰레기가 무단 투기돼 있는 모습.

“처음엔 깨끗했는데, 어느 순간 이렇게 쌓여 있더라구요. 조속히 좀 나서주세요.”

광주 도심 곳곳에 쓰레기가 무단 투기돼 도시미관을 해치고 안전사고 위험까지 높여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쓰레기가 버려진 곳에 또다시 쓰레기가 쌓이는 악순환의 반복을 성토하고 있지만, 관할 지자체 역시 사유지 내 쓰레기 처리와 투기범 근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27일 오전 광주공업고등학교 인근. 북구 설죽로 315번길을 따라 올라가는 길목 주변엔 온갖 종류의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었다.

오르막길 중간 공터에는 재활용컵부터 담배꽁초 등의 일반 쓰레기와 생활 폐기물로 처리돼야 하는 이불과 베게 등이 무더기로 버려져 있었다.

인근의 다른 공터에는 폐타이어와 폐목재, 소파 등이 널부러져 있어 쓰레기장을 연상시켰다.

오가는 시민들은 이를 보며 불만을 토로했지만 누구 하나 선뜻 정리에 나서는 이는 없었고 오히려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사람들이 있어 쓰레기 양은 늘어갔다.

매곡동 주민 김모(42)씨는 “이 길은 마트에 장 보러 갈 때 늘 지나치는 곳이라서 잘 안다”며 “어느 순간부터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아예 쓰레기장처럼 변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구청에서라도 나서서 좀 치워좋으면 싶다”고 덧붙였다.

비슷한 시각 찾은 서구 유촌동 무진교 인근도 상황은 비슷했다.

도로 한쪽엔 비닐과 스티로폼 등이 무더기로 투기돼 오가는 차에 치이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운전자 유모(32)씨는 “출·퇴근하며 자주 오가는 곳인데 어느 날 타이어에 뭐가 치여서 봤더니 스티로폼 박스였다”며 “단단한 물체가 아니어서 망정이지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고 당시 놀랐던 마음을 전했다.

또 유씨는 “이런 적이 한 두번이 아닌데, 관할 구청에서 왜 나서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누가 사고라도 나야 조치에 나설 건지 물어보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광주 도심 곳곳에 무단으로 버려진 쓰레기로 인해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각 지자체는 공공지의 경우 청소가 가능하지만, 사유지는 직접적인 개입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라 정리는 요원한 상황이다.

북구 관계자는 “지난해 매곡동 인근에서 대형공사가 진행돼 당시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는 민원이 들어와 청소를 했다”면서도 “다만, 사유지 내 쓰레기 같은 경우는 토지 소유자에게 연락해 계도를 하거나 행정명령을 통해 청소를 진행해야 하는 절차적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구 관계자도 “주기적으로 청소를 하고 민원이 들어오면 출동해서 정리하고 있다”며 “하지만 다리 밑 인근은 CCTV 사각지대라 투기자를 잡기가 어렵고, 방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김철민 광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깨진 유리창 이론의 예시인 뉴욕 지하철 사건을 보면 버려진 쓰레기와 낙서 등은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쓰레기를 버리게 하는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며 “주택가 주변을 깔끔하게 만들어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게 원천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