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비명 vs 친명계 갈등 ‘악화일로’ 친명, 비명 의원 ‘배신자’로 규정 강력 비판 비명, ‘개딸’들의 이탈표 색출에 거센 반발 이낙연 영구제명 청원 등장, 감정싸움 양상 김진수 기자

2023년 03월 02일(목) 20:08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국회 부결 이후 발생한 당내 계파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는 비명(비이재명)계를 ‘배신자’로 규정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고, 비명계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당이 ‘방탄 프레임’에 갇혔다고 반발하면서 일부 강성 지지층의 ‘이탈표’ 색출에도 강하게 반발했다.

친명(친이재명)계는 여전히 격앙된 모습이다. 표결을 앞두고 체포동의안 부결 총의를 모을 때 아무 말이 없다가 무기명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진 것은 정직하지 못한 행위라는 것이다.

친명계는 비명계의 움직임이 조직적이었다고 의심하면서 결국은 내년 총선에서 자신들의 공천을 고려한 ‘반란’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남국 의원은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비명계가 공천 때문에 가결 표를 던진 것인가’라는 물음에 “말하나 마나 한 이야기”라며 “의원들은 공천에 대한 생각이 굉장할 정도로 크다”고 말했다.

김용민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일부 강성 지지자들이 이탈표 색출에 나선 것을 두고 “당원들이 느끼는 분노와 실망감은 매우 정당하고 정의롭다”면서 “배신한 것들에 대해 확인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은 당원으로서 당연히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비명계는 공천이 ‘이탈’의 원인이라는 친명계 주장을 반박했다.

조응천 의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공천을 생각한다면 경선을 담당(관리)할 가능성이 큰 현 체제에 협조적인 게 더 편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방탄 프레임에 딱 갇혀서 꼼짝달싹 못 하니 그런 것”이라며 “총선까지 이게 이어진다면 어떻게 되나 하는 위기의식, 절박감의 농도가 진해진 것들이 반영되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상민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지지자들의 이탈표 색출 움직임을 두고 “나치 시대에 기독교 신자를 색출하려고 ‘십자가 밟기’를 강요하지 않았는가”라며 “민주주의 가치를 최우선시하는 민주당에서 이런 정치문화가 있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강성 당원인 ‘개딸’들의 단체 행동도 민주당의 계파 갈등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3일 오후 5시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수박 깨기’를 하겠다며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수박’은 이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라는 뜻으로 이 대표 측 지지자가 지난 대선 당시 경선 상대였던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 등을 비난할 때 쓰는 표현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홈페이지 청원게시판에 이낙연 전 대표를 당에서 영구 제명해야 한다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이낙연 전 대표를 민주당에서 영구제명해야 된다’는 청원을 올린 이 작성자는 “솔직히 지금 민주당의 반란과 분열의 씨앗은 이낙연 전 대표에게 있다고 본다”며 “민주당을 검사 독재정권에 갖다 바친 것 또한 이낙연 전 대표”라고 주장했다. 이 청원은 게시된 지 이틀 만에 2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그러나 비명계에서는 ‘개딸’들이 국내 정치와 거리를 두고 미국에 있는 이낙연 전 대표를 확실한 증거도 없이 사사건건 호명하고 비난하는 것은 당 단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어 감정싸움 양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