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체포동의안’ 후폭풍…갈등 고조 “계파 활동 중단” vs “이 대표 물러서야” 총장 교체 등 인적쇄신 통한 혁신 주장도 비명계 ‘조직적인 대응’ 방안 모색 주목 김진수 기자

2023년 03월 06일(월) 19:49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국회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민주당 내부 갈등이 시간이 흐를수록 고조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친명계는 “분열시 폭망”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반면, 비명계는 “이 대표가 뒤로 물러나야 한다”는 반대의 주장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소속 의원들간 이견보다 심각한 문제는 당이 외부 강성 지지층에 휘둘리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친명 성향인 안민석 의원은 6일 BBS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 대표를 지키느냐 마느냐 총성 없는 전쟁 중인데, 내부 총질을 멈추고 똘똘 뭉쳐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무엇보다 일체의 계파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 대표를 구속하기로 작정하는 마당에 친명 대 비명 계파 목소리로 분열해 집안 싸움하면 폭망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그러나 집안 싸움의 단초가 된 강성 지지층들을 친명계가 어떻게 설득한 것인가 여부 등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달리 비명계인 이상민 의원은 SBS 라디오에 나와 “민주당 검은 먹구름의 1차적인 원인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적 의혹”이라며 “이를 분리해야 하나 당 대표직을 유지하면서 그러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뒤로 물러서는 것이 당과 이 대표를 위해서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종민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당대표에) 당선됐으면 방탄·팬덤 정당의 우려나 공격을 넘어설 리더십을 발휘할 책임이 있다”며 “그런데 그게 안 되니, 당대표 물러나야 겠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공천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사무총장을 교체하는 등 인적 쇄신을 해 당을 혁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청년 당원들과 함께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는 방탄을 위해 당을 위기로 몰아넣는 이기적인 모습만 보여줄 뿐”이라며 “지금 이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사즉생’의 결단이다.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오로지 희생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며 “당이 개혁하느냐가 중요하다. 사무총장, 전략기획위원장, 대변인 등을 전면 교체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당내 비명(비이재명)계가 점차 조직적인 움직임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우선 이원욱·김종민·박용진·조응천·윤영찬 의원 등 이 대표 체제를 비판해 온 비명계 의원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민주당의 길’은 7일 저녁 모임을 갖고 당내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들로부터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이라고 집중적인 비판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의원들이 주축이 된 ‘민주주의 4.0’ 역시 조만간 당 내홍과 관련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개딸들은 이낙연 전 총리 외에도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노골적인 공격을 퍼붓고 있는 상황이다.

당내 사정이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 내홍을 수습하기 위한 당 지도부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오는 9일 4선 의원들을 시작으로 선수(選數)별로 당 의원들을 만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하지만 강성 팬덤 문제를 도외시한 채 당내 갈등을 수습할 묘책은 사실상 별로 없다는 것이 여의도 주변의 관측이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