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판결 무력화시킨 일제 강제징용 해법

2023년 03월 07일(화) 19:37

일제 강제동원시민모임과 광주전남역사정의평화행동은 “대한민국 행정부가 사법부 판결을 무력화시키는 일”이라며 비판했다. 이들은 “인권을 유린당한 피해자들을 난데없이 불우이웃 취급하는 것과 같다. 모욕을 그만 멈춰야 한다”면서 ‘반민족적 매국 행위’을 강력 규탄하고 나섰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도 “우리 기업에는 내가 굶어 죽는 날이 있어도 돈 한 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정부는 2018년 대법원으로부터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국내 재단이 대신 판결금을 지급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2018년 3건의 대법원 확정판결 원고들에게 판결금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고, 현재 계류 중인 관련 다수의 소송이 원고 승소로 확정될 경우에도 역시 판결금 등을 지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재원 마련은 1965년 한일청구권자금 수혜를 받았던 포스코 등 16개 가량 기업의 자발적 기부를 통한 민간 기여로 추진한다.

시민단체와 지역 정치권 등도 일본제철·미쓰비시중공업 등 피고기업 대신 판결금을 지급하는 ‘제3자 변제’ 방식에 반대하고 있다. 가해자의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명백한 외교적 실패로 규정지었다. 한일관계 정상화, 한미일 협력이라는 구실을 달았지만, 일본 정부가 청구권협정으로 배상이 끝났다며 ‘한국 대법원 판결을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해 온 만큼 굴욕적 해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피해자 측이 결코 바라지 않고 있다. 정부는 강제징용 해법안 철회 요구에 즉각 응답해야 한다. 고령의 피해자 및 유족의 고통과 아픔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는데, 부족했다. 새로운 사죄를 받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했으나, 진정성 있는 태도로 백번이라도 해야 한다. 사과조차 못 받은 피해자를 희생양 삼아,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줬다. 대승적 결단은 일본 정부, 전범기업이 해야 하는 것이다. ‘정당한 권리’를 찾을 때까지 정부의 노력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