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숙 작가 개인전, 내달 8일까지 무등현대미술관 ‘생명의 섬’에 펼쳐진 ‘공존’의 시간 총체적 환경 위기속 예술로 전하는 숭고한 메시지 생물 상호연결성 담아낸 도자·회화 등 40여점 선봬 최명진 기자

2023년 03월 08일(수) 19:48

‘13월의 시’

최근 인류는 기후변화, 환경, 각종 바이러스의 위험 등과 같은 전지구적인 위험에 처해 있다. 국가 간 경계를 넘는 이같은 인류의 불안과 위협적인 시대의 난제 해결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역할과 노력이 필요하다.

자연 순환 속 생명들은 지구 초기 단계부터 모든 형태로 연결돼 있으며, 생존을 위해 서로 의존해 왔다. 식물은 동물이 호흡해야 하는 산소를 생성하고 동물은 식물이 광합성에 사용하는 이산화탄소를 생성한다.

생태계 속 모든 생명들은 함께 공존하며 살아감으로써 존재한다. 함께 살아가는 길에 대한 아름다운 공존, 이는 기나긴 인류의 역사 속 서로 다른 생명들과 어우러져 함께 배려해온 공존의 지혜가 깃들어져 있어서다.

전지구적 총체적 위기가 지속되면서 예술이 단순히 시각적 감상의 산물만이 아닌, 인류를 위해 던지는 고귀한 메시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조성숙 작가의 17번째 개인전 ‘공존의 시간, 그리고 식물성’이 다음달 8일까지 무등현대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생태와 생명, 여성에 대한 주제를 지속적으로 창작하며 삶에 몰입해온 조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생명, 자연, 식물성을 강조하며 모든 생물의 상호 연결성에 대한 공존의 메시지를 담았다.

이번 전시는 평면과 설치가 한 공간에서 어우러진 형태로 꾸며졌다. 100호 이상의 대형 회화부터 도자 회화 설치작품까지 총 40여점의 다채로운 작품들을 선보인다.

그의 그림은 생명의 원천인 바다와 숲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사슴·물고기·꽃 등 상징적인 이미지들이 등장하며 시공을 초월한 듯한 장면을 연출한다.

설치작 ‘에코파티’는 자연 구조물인 고재테이블 위에 인류의 오랜 토템, 모성상들이 진열돼 있는 작품이다. 이와 연계해 오는 18-19일 총 4차례 선착순 40명을 대상으로 ‘친환경 재료를 활용한 나만의 자연토템 제작하기’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김허경 미술평론가는 전시 서문을 통해 “화면에 펼쳐진 감각의 전이는 인간·식물·동물·과거·현재·미래 등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우리에게 미지의 풍경을 선사한다”며 “누구든지 시간 중심의 구도를 벗어나 감각의 ‘소회’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무등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자연성과 여성성의 공통적 요소인 생명을 품어내고 길러내는 자연의 본성이 예술의 본성과 맞닿아 있음을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슴섬-물의 이야기’(사진 上)와 ‘무등산과 달항아리’<무등현대미술관 제공>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