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공대 설립 적법성 감사는 정치·표적 감사” 姜시장,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인재양성소에 폭탄” 비판 감사원, 31일까지 한전·산업부·교육부·나주시 현장 감사 박선강 기자

2023년 03월 08일(수) 20:10

사진은 8일 오후 전남 나주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 전경.

감사원이 8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설립 적법성에 대한 실지 감사(현장 감사)를 시작한 가운데 강기정 광주시장이 ‘정치감사’, ‘표적감사’로 규정하고 강력 비판했다.

강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감사원의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설립 적법성 감사는 문재인 정부 정책 지우기를 넘어선 대한민국 인재양성소에 폭탄을 던지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강 시장은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운영)는 광주전남 인재를 키우는 것을 넘어 에너지 강국으로 가는 데 꼭 필요한 대한민국 기술혁신 고급인재를 키우는 일이다”며 “더 크게는 기울어진 국가 발전의 균형을 잡는, 혁신도시-에너지밸리-에너지 클러스터라는 호남의 중요한 발전 축의 시작이자 완성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평균 60:1이라는 경쟁으로 선발된 우수한 학생들이 들어온 지 이제 2년 차로, 이 학생들이 땀 흘려 익히고 있는 에너지 AI, 신소재, 환경기술기후, 차세대그리드, 수소에너지라는 필수 미래 기술을 우리는 어떻게 더 키울 것인가 생각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강 시장은 “에너지 빈국으로 갈 것인가? 미국의 MIT, 칼텍을 언제까지 부러워만 할 것인가”라며 “좋은 새싹을 잘라버리면서 어떻게 나라의 기둥을 키운다 말할 수 있겠는가. 감사원은 부디 잘못된 칼날을 드밀지 말라”고 촉구했다.

강 시장은 게시글과 함께 ‘정치감사’, ‘표적감사’라는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다.

강 시장은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 수석부본부장,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내며 문재인 전 대통령 공약인 한전공대 설립을 주도했다.

감사원은 이날 “오는 31일까지 한국전력공사, 산업통상자원부, 교육부, 나주시 등 4곳을 대상으로 한전공대 설립 적법성 등을 들여다보는 실지 감사(현장 감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전공대는 ‘한국전력공사가 설립을 지원하는 세계 유일의 에너지 특화 연구중심 대학’을 목적으로 2017년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으며 지난해 3월 나주에 개교했다.

이와 관련,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 등은 지난해 8월 한전공대 설립의 적법성과 전력산업기반기금 지출 적정성을 조사해달라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 바 있다.

당시 한변은 “한전의 적자 규모는 2022년 1분기에만 7조7천869억원에 달한다”며 “한전공대 측이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법 제5조 및 제11조를 근거로 정부에 무리한 비용 부담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지난달 22일 공익감사청구자문위원회를 열어 감사 개시를 결정했으며 2주일여 만인 이날부터 감사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한전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측은 감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전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으며,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관계자도 “대학은 감사 대상이 아니지만 자료 제출 요구 등이 있으면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