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의 광주땅 '최초' 이야기](83)보도육교·지하보도·지하상가·지하차도 중앙육교(1969-2021) ‘반세기 보행 안전 지킴이’ 역할 톡톡 2010년 선암동 선운육교 길이 195m 아치형 ‘광주 최장’ 1979년 대인지하도 첫선…광천터미널 지하보도 ‘최대’ 충금지하상가 1980년·농성지하차도 1988년 각각 설치 김경수 향토지리연구소장·문학박사

2023년 03월 09일(목) 20:18

육교(陸橋)는 사람들이 횡단보도가 없는 도로·철도를 건너가도록 입체교차 형식으로 설치한 시설물이다. 보행자의 안전을 위한 수단이지만, 무엇보다 교통체증을 감소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에 1960년대부터 주로 학교를 끼고 설치됐으며, 9일 현재 광주 보도(步道)육교는 호남고속도로 서광주나들목에서 하서로에 진입하는 운암동 무지개다리를 포함해 총 66개다. 총 길이는 2천420m, 총 면적은 9천236㎡다. 구청별로 보면 광산구 21개, 북구 18개, 서구 14개, 남구 9개, 동구 4개 순이다.

광주 최초 보도육교는 1969년 중앙국교와 전남여고 간 제봉로에 철근콘크리트구조로 놓인 중앙육교다. 서편 궁동 6-2번지와 동편 장동 31번지에 1969년 8월1일 대동건설이 시공한 길이 17m 폭 3.4m 높이 4.5m 육교는 2021년 8월7일에 철거됐지만, 그해 연말 육교잔해를 활용, 주민쉼터와 기억공간으로 거듭난다.

1969년 중앙육교 준공식때 모습. 중앙초 최다 재학생은 1966년 6천3명이고,1969년은 5천811명이었다.(전남일보1969년 9월18일자).

철거 후 설치한 중앙육교옛터 추억공간(향토지리연구소2023).

벤치 남쪽 측면에 새겨진 글 내용은 ‘광주 첫 육교 터. 1969년 4월 중앙초교 여학생이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광주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건립한 육교였다. 50여년 동안 어린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소임을 마쳤다. 여기에 광주시민의 숭고한 뜻과 역사를 기록한다’고 새겨졌다.

같은 해 9월 두 번째로 양동시장-돌고개 오르막길, 양동학교 어귀에 양동육교가 선다. 수창학교 앞 금남로에 수창육교, 계림학교로 통하는 계림육교가 1970년대 초에 등장한다. 1975년 백운육교, 1978년 농성·송정·서산육교가 준공된다. 화정·방림·백운2·운암육교는 1980년대생이다.

1990년대 설립된 것은 월산·대성학교 앞 육교부터 무진대로 버들주공 앞 계수육교와 높이 37m 제석산 구름다리까지 33개로 대부분 강판교다. 2000년대는 공구의 거리 뒤 운암철도횡단육교와 치평동 운천초교 앞 운천육교를 시작으로 2002년 길이 87.3m 염주체육관 짚봉육교, 2005년 엘리베이터를 갖춘 효덕1육교와 송하공영주차장 효덕2육교, 2009년 수완지구 고실·장덕·장자울·아름1·2·수완·솔빛육교 등 22개다.

2010년 선운지구근린공원 선암동 선운육교는 길이 195m 아치구조로 광주 최장육교다. 2015년 하남역 광주차량기지육교도 아치구조다. 2014년 첨단2지구 신용동 연제보도교는 합성라멘교다. 1992년 설치한 동신고 동문대로 동강육교가 우산동 자이아파트 건립으로 최근 새모습을 드러냈다. 규모는 길이 36m 폭 3m 높이 4.8m이고, 스틸플레이트구조다.

광주 최초 지하보도는 1979년 12월 대인터미널 제봉·독립로 교차지점에 만든 대인지하도다. 규격은 길이 80m 폭 3.8m 높이 2.6m다. 3개 통로 각 36개 계단을 내려가면 중앙 삼거리 관리실 앞 바닥에 ‘천지인(天地人)’시트가 깔려있다. 롯데백화점 방향 계단에는 ‘광주의 오월을 걷자’와 함께 사진 16장이 게시돼 있다.

5·18사진이 게시된 대인지하보도(향토지리연구소2023).

1993년 문흥, 1997년 우산동 하남과 쌍암동 오룡, 1998년 롯데백화점 북편 독립로 밑에 대인제1지하도가 뚫린다. 2001년에 건립된 광천터미널 지하보도는 길이 76m 폭 6.5m 높이 3m 면적 494㎡ 크기로 최대다. 2003년 벽진동 월산, 2004년 운암동 광암지하도가 생긴다.

광주 최초 지하상가는 1980년 7월 말 충파-금남로3가 간 충금지하상가이다. 민방위대피소와 지하보도를 겸한다. 규모는 길이 221m 폭 14.3m, 총면적 4천801㎡ 임대면적 1천625㎡이며, 점포수는 129개다. 북편은 지하철 금남로4가역과 남쪽은 금남지하상가1공구와 연결된다.

1989년 8월28일 한국은행사거리·가톨릭센터-전일빌딩·YMCA-도청·분수대·남도예술회관 사이 금남지하상가1·2공구가 조성된다. 1공구는 길이 360m 폭 17.2m, 총면적 7천520㎡ 임대면적 3천311㎡에 가게수는 204개다. 2공구는 길이 169m 폭 17.2m, 총 면적 1만8천179㎡ 임대면적 4천552㎡에 상점 173개다. 지하철 문화전당역과 ACC와 통한다.

1997년 2월 서방시장-동신고정문 간 서방지하상가 공사를 민자유치로 착수한다. 139억을 들여 길이 386m 폭 25m 규모의 사업은 신한과 동륜개발이 맡았지만, 1999년 1월 공정률 31%에서 자금난과 IMF로 건립이 중단됐다. 지하구조물 2천112㎡와 주차장터 1천346㎡는 광주시에 기부체납됐다. 이후 2013년 땅속에 묻혀 있는 135m 공간에 LED(발광다이오드)를 이용한 식물공장 조성사업이 추진됐지만, 지하상가 내 지장물 이설문제로 중단됐다.

지하차도는 광산구 12개소를 비롯해 북구 6개, 서구 12개, 남구 1개가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광주전남지역본부는 효천2지구 지하차도를 지난 1월 설 명절에 임시개통했다. 이곳은 왕복 4차로에 길이 563m 규모로 2020년 6월 착공했다.

광주 최초 지하차도는 1988년 7월 설치한 농성광장 북서편 상무대로 농성지하차도다. 규모는 길이 200m 폭 15m 높이 7m였다. 하지만 폭우로 인한 잦은 침수 등으로 2017년 118억원을 투입, 구조개선에 들어가 길이 300m, 경사도는 8도에서 5도로 낮췄다. 집수장도 12t에서 370t으로 키웠다. 11월 말 영광통에 개통한 송정지하차도는 현재 박스기준 길이 74m 폭 14.6m 높이 4.3m로 양쪽 위로 보도가 있다.

광주 최초 지하차도인 농성지하차도(향토지리연구소2023).

1991년 광산구 우산동에 길이 371m 폭 16m 하남2지하차도, 1999년 동림동에 운암, 2000년 폭 24.5m 비아, 2001년 마륵동 순환도로에 길이 640m 폭 28m 서창, 2003년 운수동 선운, 2004년 진월동 효덕과 동림동 죽림, 2005년 동림동 우석지하차도가 열렸다.

2007년 수완동에 산월JCT RAMP-G교와 높이 8m 수완, 길이 445.4m 신가, 길이 530m 신창, 2010년 신용, 2011년 연제, 2015년 산정1, 신덕, 광주최장·광인 길이 783m 폭 30.8m 장수1, 용전동 월출, 2021년 소촌지하차도가 차례로 났다.

올 초 13㎜ 겨울비에 혼난 송정, 2021년 미끄럼으로 9대 연쇄충돌 난 신용, 2018년과 2020년 여름 물에 잠긴 소촌과 농성지하차도를 거울삼아 늘 안전운행과 재해대비를 요한다.

/김경수 향토지리연구소장·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