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단체, ‘3자 변제안’ 규탄…“미쓰비시가 배상해야” 나고야 소송지원회, 교섭 일지 최초 공개 “미쓰비시, 12차 교섭 때 사죄 의사 밝혀” 안태호 기자

2023년 03월 09일(목) 20:18

9일 오후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일본 양심적 시민단체인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 다카하시 마코토 대표(왼쪽 네번째)가 일본 기업의 사죄와 배상 없는 한국 정부의 해결 방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김애리 기자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를 돕고 있는 일본 지원단체가 한국과 일본 정부가 일제강제동원 해법으로 채택한 ‘제3자 변제안’를 강하게 비판하며 미쓰비시에 ‘직접 배상’을 촉구했다.

또 미쓰비시와의 교섭 일지를 최초 공개하며 과거 사죄 의사가 분명히 있었지만, 배상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파행에 이르렀고 10년이 넘도록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9일 오후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나고야 소송지원회)’과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광주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 한국 정부가 내놓은 제3자 변제안에 대해 “일본이 내민 당근을 문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고야소송지원회는 “한국 정부가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여하고 싶어 안달이 난 모습이 일본 시민에게도 보인다”며 “일본이 G7회담을 당근으로 내밀었고 한국 정부가 이를 덥석 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나고야소송지원회는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협상 자료집’을 최초로 언론에 공개하고 “과거 미쓰비시는 분명히 사죄할 의사가 있었다”고 밝혔다.

공개한 자료집에 따르면 교섭은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16차례 개최됐다. 2011년 12월26일 열린 제12차 교섭에서 미쓰비시가 일본 법원이 인정한 ‘임금 미지불, 가혹 노동, 현지 검열’ 등의 인권 침해와 불법 행위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유감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미쓰비시가 피해자 측에 직접 금전을 지불하는 방식을 거부하고 유학생을 위한 장학기금을 설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결국 파행에 이르렀고 현재까지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다카하시 나고야소송지원회 대표는 “일본과 가해기업은 가만히 있고 한국 기업이 기부금을 마련해 지불하는 제3자 변제안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단체 행동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한편 광주 북구의회도 이날 ‘제3자 변제안’을 ‘굴욕 외교’로 규정하며 철회를 촉구했다.

북구의회는 “과거사 청산 없이 우호적인 한·일 관계는 불가능하다”며 “강제동원 피해자와 피해국의 입장에서 대법원 판결에 따라 강제동원 등 과거사 문제가 해결되도록 싸워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