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국 개인전, 오는 18일까지 나인갤러리 함께 하는 삶…‘응시하고, 분노하라’ 심각한 기후위기 시대 예술로 전하는 메시지 ‘생태계 복원’ 작가의 ‘작은 실천’ 결과물 선봬 최명진 기자

2023년 03월 12일(일) 18:54

‘응시 - 분노’

“이젠 절박하다. 결자해지의 시간이다. 사유와 대성찰로 자신을 돌아보고 인간과 자연과 사회를 응시하자. 기후재앙은 현실이 됐고 코로나19 팬데믹은 인류의 대각성을 촉구한다. 사람의 의식과 가치기준을 경제논리로만 세뇌시키는 내 안팎의 일상들에서 결별하고, 진실이 지배하는 세상으로의 담대한 대전환을 시작하자. 그리하여 미래세대들을 위한 지속가능한 세상으로의 전망을 세워나가자.” (홍성국 작가노트 中)

“재활용이라든가 버려지는 것들에 다시 생명을 부여해서 예술로 승화시키는 작업이에요. 독창적인 자기 정체성을 드러내는 일이기도 하지만 인간과 자연, 사회를 사유하는 것이기도 하죠.”

기후위기 시대 작품활동을 통해 현대사회의 심각성과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전시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오는 18일까지 나인갤러리(동구 예술길 20-6)에서 열리는 홍성국 작가 개인전 ‘응시-인간·자연·사회’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총 17점으로, ‘응시’를 주제로 한 근작들로 구성됐다.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번 전시는 생태계를 복원하고자 하는 작가의 작은 실천에서부터 시작됐다.

폐가구로부터 얻은 판넬, 천 폐기물, 재활용 박스 등은 작품의 재료가 됐고,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은 사회적 현상에 대한 문제의식을 표현해내고 있다.

“제가 활용한 재료들은 일상에서 비교적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여기에 자유로운 형상과 강렬한 색채를 사용했죠. 전시에서 말하는 ‘응시’는 지금의 시대현실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일상 속 잠시 멈춰 생각해보자는 거예요. 인간, 자연, 사회를 돌아보고 현실문제에 대한 해법을 함께 찾아보자는 의미가 담겨 있는 거죠.”

전통색인 오방색을 활용해 거침없는 눈빛을 표현한 ‘응시-분노’는 타오르는 화를 나타낸 그림으로, 빨간색 눈 주위로 휘몰아치는 소용돌이에서는 생명력이 느껴진다.

까만색 바탕에 빨간 삼각형들이 줄지어 나열돼 있는 작품 ‘응시-인간·자연·사회’는 단순해 보이지만 대나무의 질감과 함께 생명의 움직임이 느껴지는 듯하다.

먹과 천을 활용해 만들어진 작품 ‘응시-연대’에선 수묵 특유의 번짐에서 나타나는 미감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작가가 전시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사회의 조화로운 관계와 자연 회복을 위한 연대를 의미하는 바이기도 하다.

“민중미술과 같은 맥락이라 볼 수도 있겠지요. 여기에 상징적인 기호를 사용하는 등 예술성을 가미해 대중성을 확보, 작가로서의 발전을 추구하기도 했습니다. 엄혹한 세상 속 제 그림이 우리가 처한 현실을 ‘응시’해보고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길 바랍니다.”

‘응시- 연대’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