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영 조선대병원 교수 “축구 광팬으로 선수·팀 도울 수 있어 영광” 13년째 광주FC서 재능기부로 ‘팀 주치의’ 활동 선수들 건강할 때 보람…지역 축구에 관심 갖길 오복 기자

2023년 03월 12일(일) 19:07

이준영 조선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아침에 눈떠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축구 검색입니다. 축구 광팬으로서 선수들과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영광입니다.”

이준영(53) 조선대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광주FC 창단 때부터 13년째 재능기부로 선수들의 부상 치료와 건강관리를 도맡는 팀 주치의 활동을 하고 있어 화제다.

이 교수는 지난 5일 올해 개막전에도 조선대병원 전공의, 간호사 등 의료진 3명과 함께 경기장에 나왔다.

이 교수는 2010년 우연한 기회로 축구대표팀 u20 콜롬비아 월드컵에 팀닥터로 참여했고, 이듬해 광주FC 프로축구단이 창단되면서 팀 주치의로 자원해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 교수는 “무보수에 재능기부 형식이지만 가장 좋아하는 축구를 가까이서 보고 선수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항상 행복하고 보람차다”고 웃었다.

이어 “아침에 눈 뜨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축구 검색 일 정도로 광팬”이라며 “내 팀이라는 마음으로 선수단 등의 의료적인 부분에 조언하고 지원하면서 행복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시즌이 끝나고 정들었던 선수들이 떠날 때는 아쉽고, 때로는 마음이 아플 때도 있어 스스로를 다독이기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아직까지도 광주만의 프랜차이즈가 없어 선수들이 더 좋은 조건을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해는 하지만, 씁쓸한 기분은 어쩔 수가 없다”고 말했다.

선수와의 깊은 인연은 이후에도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교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학회를 갔을 때 광주FC 주장이었던 박병주 선수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를 방문해 식사를 했다. 그 시절을 되돌아보며 이야기를 나눴던 순간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내게 수술도 받았지만 결국 은퇴하게 돼 마음이 쓰였던 선수다”고 당시를 소회했다.

가장 보람찬 순간은 수술 받은 선수가 건강하게 선수생활을 지속하는 것이다

이 교수는 “최근 이으뜸 선수가 쇄골골절로 조선대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고 퇴원했다”며 “최근 컨디션이 좋고 빠른 복귀가 가능할 것 같다는 인터뷰를 보고 너무 뿌듯하고 기뻤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팀 닥터로서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며 사는 지금이 인생의 황금기”라며 “열심히 뛰는 선수들에게 더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 교수는 지난해 여수에서 열린 대한족부족관절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학술위원장을 맡아 발표와 심포지엄을 진행, 대한족부족관절학회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했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