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이재명, 당 인적쇄신하나 前 비서실장 사망에 비명계 “도의적 책임져야” 핵심은 사무총장…친명계 “갈등 불씨” 부정적 검찰독재대책위 “윤석열 검사왕국 완성” 비판 김진수 기자

2023년 03월 12일(일) 20:02

강제징용 노동자상 지나는 이재명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 동편에서 열린 ‘강제동원 굴욕해법 무효 촉구 2차 범국민대회’에서 단상에 위치한 강제징용 노동자상 옆을 지나가고 있다./연합뉴스

국회 ‘체포동의안’ 무더기 이탈표 발생 이후 당 내홍 수습에 나서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모씨가 지난 9일 숨지는 사건이 발생, 사면초가에 빠졌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경기도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씨의 사망이) 검찰의 압박 수사 때문이지, 저 때문이냐”라고 항변했지만 비명계의 시선은 냉랭하다.

‘이낙연계’인 윤영찬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 본인이나 주변에서 고인에게 부담을 주는 일이 있었다면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며 “도의적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그게 인간이고, 그게 사람이다”고 적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어떻게든 자신이 책임을 지고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현재의 위기를 돌파할 방안으로 인적 쇄신을 유력하게 거론하고 있다.

애초 당내에서는 이 대표 취임 6개월이 지난 데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당직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다음 달로 예상되는 원내대표 경선 후 개편 가능성도 있으나 잇단 악재로 시점이 당겨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적쇄신의 핵심은 총선 공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무총장직을 비명계에 줄 수 있느냐 여부다. 당연히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이 같은 방안에 부정적이다.

‘내홍 수습용’, ‘위기 탈출용’ 인적 개편은 또 다른 내부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검찰을 향한 민주당의 ‘십자포화’는 더욱 매서워지고 있다.

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대책위)는 지난 11일 낸 입장문에서 “검찰이 정부와 여당, 대통령실을 완전히 장악해 ‘윤석열 검사왕국’이 완성됐다”며 “총력을 다해 ‘윤석열 검찰왕국’의 막무가내 행태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정순신 낙마 사태’를 거론했다.

검찰 출신인 정순신 변호사가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아들의 학교폭력 전력 탓에 낙마한 것은 결국 검사 출신 일색의 인사 검증 라인이 ‘제 식구 감싸기’식 행태가 원인이라는 것이다.

대책위는 “인사 추천 책임자는 (검찰 출신인) 대통령실 복두규 인사기획관과 이원모 인사비서관이고, 1차 검증을 담당하는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관할한다”며 “2차 검증을 하는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도 검찰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대책위는 정부의 요직 역시 검찰 출신이 장악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한 장관을 비롯해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을 언급한 뒤 “검찰 일색의 인사 추천·검증을 거쳐 완성된 ‘윤석열 검사왕국’의 면면은 화려하기 그지없다”며 “‘만사검통’이라는 말이 허장성세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한 집단이 여당과 정부, 대통령실 요직을 장악한 사례는 박정희·전두환 쿠데타 군부 세력 이후 윤석열 검찰 세력이 처음일 것”이라며 “하나회 등 군인조직이 만든 부패와 참사가 윤석열 정부에서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