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정신 헌법 수록은 립서비스” 망언 동조 파문 김재원 국힘 최고위원 “표 얻으려면 조상묘도 파는게 정치인” 전광훈 목사 예배서 尹대통령 방침 부정…“그냥 덕담” 해명 원순석 5·18재단 이사장 “여당·대통령, 공식 입장 표명해야” 김진수·박선강·안재영 기자

2023년 03월 13일(월) 17:09

사진은 국민의힘 김재원 수석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재원 수석최고위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5·18 정신의 헌법 수록’ 발언과 관련, 대통령이 전라도 표를 얻기 위해 립 서비스를 한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13일 전해져 파문이 일고 있다.

5·18기념재단은 5·18민주화운동 공법 3단체와 이에 대한 대응 방식을 논의키로 했으며,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과 광주시의원들도 국민의힘에 김 최고의원 즉각 경질을 촉구하는 등 지역사회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김재원 수석최고위원은 지난 12일 보수 인사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 참석,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전날 유투브에 올라온 예배 영상에 따르면 전 목사는 “우리가 김기현 장로를 밀었다. 근데 우리에게 찬물을 던졌다. 5·18 정신을 헌법에 넣겠다고 하는데 전라도 표가 나올 줄 아느냐”고 말했고, 이에 김 최고위원은 “그건 불가능하다. 저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최고위원은 전 목사가 “(5·18 정신을 헌법에 넣겠다는 것은) 전라도에 대한 립서비스 아닌가”라고 하자, “표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판다는 게 정치인 아닌가”라면서 윤 대통령의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공약이 전라도 표를 얻기 위한 립 서비스일 뿐이라는 전 목사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 같은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5·18에 대한 국민의힘 지도부나 일부 보수층의 인식이 윤 대통령의 ‘5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란 발언과는 거리가 있으며 여전히 편협한 이념 대결적 양상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지난해 5·18 기념식에 참석해 “5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이 발언 배경을 묻자 “개인 의견이니까”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그러나 현 집권 여당의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한 발언이란 점에서 “개인 의견” 운운은 무책임한 말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김 최고위원은 ‘대통령 공약사항인데 불가능하고, 반대한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현재 개헌 움직임이 없지 않나. 곧바로 개헌할 듯이 이야기하면서 말하니까 ‘지금 개헌은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특히 그는 ‘전라도에 대한 립서비스’라고 표현한 전 목사 발언에 대한 답변 관련 입장을 기자들이 묻자 “그 자리에서 그냥 덕담한 것”이라고 했고, ‘조상 묘도 판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표현을 한 것”이라고 피해갔다.

이와 관련, 5·18기념재단은 빠른 시일 내에 5·18민주화운동 공법 3단체 등과 회의를 열어 김재원 의원의 발언에 대한 대응 방식을 논의키로 했다.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개인의 의견이었다고 한들 현재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발언한 것에 대해 여당은 어떻게 생각하는 지 명확한 답변을 내놔야 한다”며 “대통령실 역시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내놓은 공약을 여당의 의원이 뒤집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공식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 정치권도 즉각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은 성명을 통해 “‘친윤’이라는 김 최고위원의 망언은 국민의힘이 결국 5·18 정신 계승에는 관심 없고 광주를, 그리고 호남을 이용해 먹는 데만 관심있는 당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5·18정신 훼손, 지역 감정과 정치 혐오를 조장한 김 최고위원의 당직을 박탈하고 징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광주시당은 “또 다시 ‘제식구 감싸기’로 일관한다면 위대한 국민은 ‘표 얻으려면 조상묘도 파는’ 정치인들만 모인 국민의힘을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주시의회 의원 일동도 긴급 성명을 내 “집권여당 수석최고위원의 발언은 개인 의견일 수 없다”며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무시하고 망발에 가까운 언행을 일삼는 자는 즉각 지도부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공약인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전문에 즉각 수록하고 국민의힘은 ‘지금 개헌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고 궤변으로 변명한 김재원 수석최고위원을 즉각 경질할 것을 강력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김진수·박선강·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