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내 ‘친명’ vs ‘비명’ 내홍 이어져 친명, ‘대정부투쟁 통한 리더십 위기 극복’ 복안 비명, “8월 사퇴 가능성” 구체적 시기까지 언급 李 ‘2024 총선 공천 제도 TF’ 참석 스킨십 넓혀 김진수 기자

2023년 03월 14일(화) 19:40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측근인 전모씨 사망 사건 이후 촉발된 당 내홍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대정부 투쟁 강화와 당내 스킨십 확대 등으로 리더십 위기를 수습한다는 복안이지만 비명계에서는 구체적인 시기까지 언급하며 ‘대표 사퇴’ 가능성을 내놓고 있다.

이 대표는 14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 성남을 찾아 장시간 노동 문제와 관련해 IT 업계 종사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이 대표는 “장시간 노동이 당연한 일상처럼 느껴질까 걱정”이라며 “주 4.5일제 계획 등을 수립해 노동자와 함께 행복한 삶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이날 행보는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강조하면서 대안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대표 측의 바람과 달리 비명계는 이 대표의 민생 행보를 여전히 미봉책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 비명계 의원은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아무리 늦어도 상반기 안에는 이재명 체제를 끝내야 한다”며 이 대표의 사퇴 불가피성을 재차 강조했다.

다른 비명계 의원은 “친명계 내부에서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래저래 고민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 이 대표가 8월을 전후해 대표직을 내려놓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고 전했다.

계파별 의원간 ‘말싸움’도 점입가경이다.

친명계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당내 비명계 반발이 커지고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이 대표 물러나라는 움직임이 살짝 있었나 본 데, 별 무소용으로 돼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그만두라고 한 분들이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없지 않으냐”며 “(비명계가) 주장하는 게 별 소용이 없다고 느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친명 성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이 대표 사퇴론에 대해 “잦아들고 있다. 현재는 백해무익하다”며 “심기일전, 대동단결해서 투쟁해야 한다로 바뀌고 있다”고 당내 기류를 진단했다.

그러나 대표적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측근 사망 사건에 ‘검찰 탓이지 왜 이재명 탓이냐’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자신의 부덕함을 먼저 고백하고 사과하는 게 우리가 익숙히 봐왔던 도리”라며 “지금까지 선배 대표들은 당이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는 선당후사 하는 정치로 다 자신을 먼저 버렸다”고 간접화법으로 이 대표의 사퇴를 압박했다.

이상민 의원도 전날 CBS 라디오에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때문에 당 전체에 검은 그림자, 먹구름이 밀려오는 상황”이라며 “당직이라는 게 특정인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내년 총선 공천 제도를 마련하기 위한 당내 기구인 ‘2024 총선공천제도TF(태스크포스)’ 회의에 참석해 당원들과의 스킨십을 넓혔다.

총선공천제도TF 단장과 부단장은 각각 ‘이낙연계’와 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이개호·정태호 의원이 맡고 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