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김광동 ‘5·18 망발’…들끓는 광주·전남 민심 지역 국회의원 19명 전원, 사퇴 촉구·尹입장 표명 요구 민주 전남도당·정의 광주시당도 “대통령이 책임 물어야” 대통령실 “尹대통령, ‘5·18 정신’ 계승 입장 확고” 해명 김진수·김재정 기자

2023년 03월 14일(화) 19:45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이 지난 13일 오전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속보>국민의힘 김재원 수석최고위원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까지 정부 여당 인사들의 5·18 관련 망언이 잇따르면서 광주·전남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

광주·전남 국회의원 일동은 14일 성명을 통해 “5·18 정신을 훼손하고 민주주의 역사를 부정한 김재원 최고위원과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은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 표명도 함께 요구했다.

앞서 김재원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그건 불가능하다. 저도 반대다. 표 얻으려면 조상묘도 판다는 게 정치인 아니냐”고 말했다. 전 목사의 ‘(헌법 수록 약속이) 전라도 표 얻기 위한 립서비스 아니냐’는 질문에도 동의를 표시했다.

이어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 역시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5·18 민주화운동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역 국회의원들은 “김재원·김광동의 발언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대통령 선거 당시 공약하고 수차례 강조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약속을 부정하는 것이고,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며, 헌법적 가치마저 훼손하는 중차대한 망언”이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망언을 집권 여당의 최고위원과 과거사를 올바로 세우기 위해 설립된 독립적 국가기관의 위원장이란 자가 쏟아내고 있다”며 “국민적 지탄 속에 한동안 사라졌던 5·18과 민주주의를 왜곡·폄훼하는 망언 본능이 윤석열 정권의 폭주 속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국회의원들은 “이들은 윤 대통령의 공약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린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5·18 정신 계승에는 관심이 없고 지역주의를 이용하고 기생하는 자들임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정부 여당을 정조준했다.

이날 성명에는 김승남·김원이·김회재·서동용·서삼석·소병철·송갑석·신정훈·윤영덕·윤재갑·이개호·이병훈·이용빈·이형석·조오섭·주철현·김경만·민형배·양향자 의원 등 광주·전남 국회의원 전원이 이름을 올렸다.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도 성명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은 호남인을 농락한 김재원·김광동의 망발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공식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전남도당은 “윤 대통령은 5·18 정신을 부정하고 호남의 정신을 농락한 김재원·김광동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친일’도 모자라 이제는 ‘극우’인가. 나라의 근간이 어디로 흘러갈지 심히 걱정된다”고 날을 세웠다.

정의당 광주시당 역시 논평을 통해 “윤 대통령의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공약은 결국 ‘표 얻으려고 조상 묘도 팔겠다’는 정치인의 립서비스에 불과한 것이냐”며 “김 최고위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라. 김기현 대표는 김 최고위원에 대해 책임을 묻고 국민의힘 광주시당은 5·18 정신 헌법 수록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광주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입장을 이미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다”며 “‘5·18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해명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광주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100여명의 국민의힘 의원, 국무위원, 대통령실 참모들과 함께 참석해 “자유민주주의를 피로 지켜낸 오월의 정신은 바로 국민통합의 주춧돌”이라며 “오월 정신을 확고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김진수·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