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정찬열의 포토에세이]개 산책 시켜주는(Dog Walking) 회사

2023년 03월 15일(수) 19:21

아침마다 동네 주변을 한 시간 정도 산책합니다. 걸어서 5분 정도에 있는 마을 공원을 거쳐 가까이 있는 산타아나 강변을 돌아오는 코스입니다.

오늘 공원을 지나면서 평소 보지 못했던 풍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두 명의 젊은이가 개들을 데리고 차에서 내립니다. 많은 개들이 우르르 따라 내립니다.

개들을 산책 시키는 모양입니다. 열댓 마리 정도의 크고 작은 견공들이 흐트러짐 없이 잘도 따라갑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집에서 기르는 개를 운동시킬 수가 없어 주인들이 저렇게 돈을 주고 맡겨서 대신 운동을 시키도록 하는 모양입니다.

지난 주 전에도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다른 회사입니다. 이런 종류의 사업이 제법 인기를 얻고 있는 중인가 봅니다. 사진 한 장 찍어도 되겠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허락을 합니다. 허락 받지 않고 사진을 찍다가는 시비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공원 가운데 넓은 장소에 개들을 세웁니다. 숫자를 점검하는 모양입니다.

개들을 모아놓고 여직원이 일장 훈시를 합니다. 운동장 조회 시 교장선생님 같습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굴리며 학생들이 경청하고 있습니다. 새 나라의 개가 돼야 한다는 말씀인가 봅니다. 일제히 주목해 듣고 있습니다.

훈시가 끝나자 두 젊은이가 개들을 반반씩 나누어 강변을 따라 달리기 시작합니다. 남자가 이끄는 개가 앞장을 서고 여자가 끌고 가는 개들이 뒤를 따릅니다.

산책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입니다. 주차장에 개 산책시키는 회사 이름이 크게 찍힌 밴차가 보입니다. 좀 먼 길을 달려오는 중인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런 종류의 직업이 머잖아 나타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쩌면 벌써 한국에서도 성업을 이루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엔 업종도 가지가지, 직업도 가지가지입니다. 또 어떤 재미있는 직업이 나타날지 모르겠습니다.

기계의 발달로 인간의 일자리가 계속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것을 대신 할 다른 일자리가 저런 식으로 나타나야 할 필요가 있기도 합니다. 미국의 새로운 풍경 하나 전달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