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뿌리 자치조직으로 더 나은 시민주권 실현하자 / 김재철 |
| 2023년 03월 19일(일) 19: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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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커뮤니티 단위는 마을과 아파트단지 그리고 이들이 모인 읍·면·동 행정구역일 것이다. 전통적인 마을은 마을주민들이 마을회관에 모여서 이장을 선출하는 등 자발적인 마을자치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판 마을에 해당하는 아파트단지들도 법률에 의해 공동주택 관리를 위한 아파트자치회가 자체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읍·면·동도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주민총회를 통해 주민자치회를 설립하여 자치를 실천하는 참여자치 민주주의를 기대해 본다.
읍·면·동 주민자치회는 모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주민주도로 조직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장에 가서보면 주민자치회가 자치위원 공모를 통해서 위촉된 위원들의 모임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하니 기존의 주민자치위원회와 크게 다를 바 없으며 주민자치위원회를 주민자치회로 전환했다는 말을 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필자는 주민자치회는 모든 주민이 참여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말씀 중에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다”라는 어록은 우리가 주민자치회를 어떻게 조직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볼 대목이다. 현재처럼 주민자치회가 위촉된 위원들의 모임으로 인식되다보니 주민들의 관심과 대표성이 낮은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읍·면·동에는 일명 자생단체라고 하는 여러 주민조직이 활동하고 있는데 또 하나의 단체로 주민자치회가 인식되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는 커뮤니티에 살고 있는 모든 주민이 주민자치회의 일원으로서 참여하고, 참여하는 주민이 많을 때 자치의 힘이 발현되고, 시민주권의 위상도 높아질 것이며 대표성도 확보되리라 생각한다.
읍·면·동 주민자치회는 해야 할 기능과 역할이 많을 것 같다. 커뮤니티 내에서 이웃과 주민들이 모여서 정보를 소통하고 다양한 재능과 물품을 공유하며 보다 나은 생활문화와 생활복지 그리고 생활환경 등을 실현하는 공동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지역사회발전을 위한 공론과 협력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및 선출직과의 소통과 협력의 파트너쉽을 구현할 수 있다. 특히 우리가 선거를 통해서 뽑은 선출직들이 주권자인 시민에게 자주 묻고 소통할 수 있는 보다 좋은 대의민주주의를 주민자치회 창구를 통해서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읍·면·동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주민자치회로의 전환은 단순히 기존 주민자치위원회의 위원수와 위원선정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모든 주민이 자치회의 구성원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에 바탕을 둔다면 주민자치회 설립은 주민이 주체적으로 설립과정에서부터 참여하여 주민주도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주민자치회의 설립 과정과 절차가 보다 민주적이고 주민들의 소통과 공론을 통해서 주민자치회가 조직되어야 한다.
먼저 주민자치회 설립을 위한 주민협의체와 주민총회라는 공론과 협치의 장을 마련하고, 이들 과정에서 우리 읍·면·동의 주민자치회와 주민자치를 어떻게 설립하고 운영할 것인지를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논의하여 결정해야 한다. 처음부터 주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낮다고 해서 자치위원의 공모를 통해 위원들의 모임을 만들 것이 아니라 모든 주민조직(자생단체)과 개별 참여 주민들이 모여서 논의를 통해 자치규약을 만들고 자치회 운영위원을 구성하는 자율성이 있어야 한다.
행정에서도 획일적인 표준안을 만들어서 따르게 하는 것보다는 융통성 있는 가이드라인만을 주고 각 읍·면·동 실정에 맞게 주민 스스로 주민자치회를 구성 운영토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를 통해 모든 주민이 자치회를 중심으로 협력하고, 활동하고 싶은 주민은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된 주민자치회가 될 것이다. 이러한 주민자치회가 될 수 있도록 행정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장기적으로는 광역시·도와 시·군·구는 광역 및 기초 지방정부로, 읍·면·동은 주민자치단체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