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명목 공가 부당사용 대거 적발 市 감사…남구 7명·북구 36명 590여만원 부정수급 미신고 가축분뇨배출 시설 눈감아준 공무원 중징계 안재영 기자

2023년 03월 20일(월) 20:10

건강검진을 명목으로 공가(公暇)를 부적정하게 사용한 자치구 공무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20일 광주시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광주 남구와 북구를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실시한 결과, 공가를 부적정하게 사용한 남구청 7명, 북구청 36명을 각각 적발해 훈계 및 주의 처분을 요구했다.

남구청 소속 공무원 7명은 2020년 10월부터 2022년 6월까지 건강검진 공가 허가를 받고도 검진을 받지 않거나 허가일과 다른 주말 등을 이용해 검진을 받았다. 감사위는 이들이 부정 수급한 연가보상비 119만7천280원을 환수조치 할 것을 남구청에 요청했다.

북구청 소속 36명도 2019년 9월부터 2022년 6월까지 같은 사유로 공가를 부적정하게 사용한 사실이 적발돼 감사위는 이들이 부정 수급한 연가보상비 475만1천660원을 환수할 것을 북구청에 요구했다.

이와 함께 미신고 가축분뇨배출시설의 부적정 운영 실태를 확인하고도 눈감아 준 남구청 공무원에게 중징계 요청이 내려지기도 했다.

감사위는 남구청 공무원 A씨가 지난 2021년 7월 관내에서 ‘머스코비오리’ 1천500여마리 등을 신고하지 않은 채 사육하고 있다는 민원 제보를 받아 그 해 8월12일 다른 공무원 B씨와 함께 업장을 확인했고 같은 달 17일 가축분뇨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는 문서에 결재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다 다음날 A씨는 휴가 중인 B씨의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C씨에게 ‘코로나19로 인한 사업악화 및 계도 후 시정 유예기간 부여’를 이유로 전날 고발을 취소하는 내용의 문서를 작성, 송부해 전자결재를 올리도록 지시했다.

고발 취소 문서는 A씨와 해당 부서 과장 D씨, 국장 E씨의 결재를 받았고 민생사법경찰과에 통보돼 결국 미신고로 종결 처리됐다.

감사에서 A씨 등은 머스코비오리를 ‘기러기’로 알아 착오로 신고를 하지 않았고 코로나19로 인한 사업 악화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고려해 고발을 취소하고 시정토록 계도조치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감사위는 지난 2021년 8월13일 작성된 출장결과보고서의 담당자 의견 및 향후계획에 머스코비오리가 가축분뇨법에서 정한 가축의 범위에 해당됨을 확인했고 고발 및 사용중지 처분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을 근거로 A씨가 부당하게 고발 취소 요청을 했다고 보며 중징계를 요청했다. 당시 결재권자였던 D·E씨에겐 경징계를 요구했다.

남구는 A씨에 대한 중징계 요청과 관련해 광주시 인사위원회에 인사의결을 요청했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