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마한센터 유치 광주·전남 과열경쟁 지양해야

2023년 03월 20일(월) 20:11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는 연구·홍보를 위한 기관으로, 문화재청이 국비 2억원을 들여 건립타당성 용역을 추진 중이다. 올해 하반기 건립 대상지가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광주시가 유치전에 가세했다. 전남에서는 나주시와 해남군, 영암군이 준비하고 있는 바, 지역 내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광주는 국가사적 신창동 유적을 내세우고 있다. 1992년 국립광주박물관에 의해 본격적으로 조사된 문화유산으로 국내 최대 벼껍질 퇴적층, 가장 오래된 악기(현악기·찰음악기·북 등), 수레 부속구(바퀴살·차축), 농경구, 무기, 제사 도구, 환호 등이 발견된 마한의 대표적 도시유적이다.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나주는 신촌리 금동관, 정촌고분 출토 금동신발을 비롯해 고분, 옹관, 가마터 등이 다수 분포한다. 광주·전남 마한 유적 606개 중 151개소(24.9%)가 있다. 해남은 마한 전 시대를 아우르는 역사자원이 산재하고, 마한시대 공백기(기원전후-2세기) 국제 무역도시를 보유하는 등 마한사의 비밀을 밝힐 핵심 축으로 주목받는다. 영암은 우리나라 유일의 마한문화공원이 조성됐으며, 수십 기의 대형옹관 고분, 해양신앙의 상징인 남해신사, 해양제사유적 등이 있다.

마한센터 건립은 광주 뿐 아니라 전남의 명분 역시 차고 넘친다. 강기정 시장도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마한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볼때, 전남과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분위기로 읽힌다.

영산강 유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마한문화권이다. 낙동강을 따라 형성된 고대 가야사 연구에 비해 뒤떨어진 점에 비춰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서둘러야 할 현안이다. 경남 김해에 착공한 국립가야역사문화센터는 2024년 말 개관 예정이며, 올해 유네스코 등재도 점쳐지고 있다. 광주·전남은 상생의 정신으로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유치에 나서야 한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방안을 찾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