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국회의원 선거구 10석 유지할까 現 여수갑·을 경계 조정땐 획정 기준 부합 전국 초과 선거구·순천 여론 등 변수 많아 정치개혁특위 신정훈 1명뿐…정치력 시험대 김진수 기자

2023년 03월 26일(일) 20:26

<광주매일신문DB>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제 개편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전남이 현행 지역구 10석을 유지할 수 있을 지에 도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국회의원 선거구가 줄어들 경우 정치력 뿐만 아니라, 지역의 위상도 함께 줄어들 수밖에 없어 전남 정치권 전체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26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의 ‘획정기준 불부합 지역 선거구’에 광주·전남에서 유일하게 포함된 ‘여수갑’의 경우 인접한 ‘여수을’과 원만한 구간 경계조정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여수갑 선거구의 인구는 12만5천749명으로 하한 기준(13만5천521명)보다 9천772명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여수을과 통합하게 되면 27만4천495명으로 상한 기준(27만1천42명)을 3천453명 초과한다. 따라서 인접한 여수을의 일부 지역을 여수갑으로 조정하면 이론상으로는 인구 하한기준을 충족하는 2개 선거구가 얼마든지 유지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여수갑·을이 원만하게 경계조정을 이루더라도 전국적으로 상한 인구수 초과 선거구가 수두룩하다는 점에서 국회 정개특위 논의 과정에서 여수의 ‘목소리’가 우선순위에서 밀릴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실제 경기도의 경우 ▲화성을 35만1천194명(상한기준 8만152명 초과) ▲하남 32만6천496명(〃 5만5천454명 초과) ▲파주갑 32만1천755명(〃 5만713명 초과) ▲고양을 31만2천152명(〃 4만1천110명 초과) 등으로 나타나 ‘여수갑·을’ 통합 인구수를 상회하고 있다.

국회 정개특위가 선거구 조정 논의를 할 때는 획정기준 편차가 큰 곳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어 ‘여수갑·을’ 선거구 유지 문제는 경기도 등의 기준 초과 선거구의 분구 및 합구 결정 이후로 논의가 미뤄질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현재 국회 정개특위 안에서 광주·전남의 입장을 대변할 위원은 신정훈(더불어민주당, 나주·화순) 의원 단 1명이란 점도 ‘전남 지역구 10석 유지’ 여부가 녹록지 않음을 예고하고 있다.

국회 정개특위(위원장 남인순)의 위원 구성은 위원장 포함 17명으로 ▲영남이 6명(전재수·김상훈·이만희·정희용·조해진·최형두)으로 가장 많고 ▲인천·경기는 5명(맹성규·문정복·이탄희·심상정·김성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서울(남인순·김영배)과 강원(허영·이양수)이 각 2명 ▲호남(신정훈)과 충청(장동혁)은 각 1명에 그쳤다.

이와 함께 순천권에서 21대 총선 직전 인구 5만7천명의 순천 해룡면을 떼어내 ‘순천·광양·곡성·구례(갑·을)’ 선거구를 만들어 낸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는 것도 변수다.

이는 순천을 중심으로 국회의원 선거구 2개를 만들자는 지역의 일부 주장과 맞닿아 있어 선거구 조정 국면에서 여수나 광양 등 인근 지역과 갈등을 초래할 우려도 없지 않다.

이와 관련, 순천시의회 이영란 의원(민주당·왕조2동)은 지난 20일 시의원들이 만장일치로 동의한 ‘순천시 국회의원 선거구 정상화 촉구 결의안’을 통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소선거구제, 중·대선거구제 모두 각각 장단점이 있는 만큼 정치 집단 간 유불리에 따라 주민 의사와 관계없는 기형적인 선거구를 만들어선 안된다”며 “분할 금지 원칙에도 불구하고 순천에서 떨어져 나간 ‘해룡면’을 되돌려 헌법 원칙에 따라 행정구역과 선거구를 일치하라”고 촉구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지역이 처한 입장과 상황에 따라 다양한 시각이 있을 수 있지만 지역 위상을 위해 최소한 현행 의석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개특위 위원인 신정훈 의원에게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전남 정치권이 함께 현재의 10석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