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원고 4명 ‘미쓰비시 특허권 가집행’ 신청 피해자 “제3자 변제안 반대 따른 권리행사 미룰 이유 없어” 안태호 기자

2023년 03월 26일(일) 20:26

일본 피고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에 사건이 계류 중인 피해자와 유족 등이 미쓰비시중공업 국내 자산에 대해 추가 강제집행 절차에 착수했다.

26일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에 따르면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 4명은 지난 24일 소송대리인을 통해 미쓰비시중공업이 소유한 국내 자산에 대해 ‘특허권 압류 및 특별 현금화 명령’을 대전지법에 신청했다.

채권자는 피해 당사자인 양영수·김재림 할머니와 1944년 12월 당시 도난카이 대지진 사망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2명 등 4명이다.

압류 대상은 원고 1명당 특허권 1건씩 총 4건으로 이들이 받아야 할 금액은 1심에서 선고한 배상액과 지연 이자를 합쳐 총 6억8천700여만원이다.

피해자와 유족들은 2014년 2월과 2015년 5월 강제동원 위자료 청구 소송 2건을 광주지법에 제기해 1·2심 모두 승소했지만, 대법원이 4년 넘게 확정판결을 미루고 있다.

이미 1심에서 배상 금액을 강제집행 할 수 있는 임시집행 권리까지 확보했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해 그동안 임시집행을 미뤄왔었다.

피해자들은 정부가 제3자 변제 방안을 발표하는 등 일본의 사죄와 책임을 물으려는 피해자들의 소송 취지를 왜곡하는 상황에 따라 더 이상 권리행사를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양 할머니 등 원고 4명은 일본 기업 대신 국내 기업들이 낸 출연금으로 배상금을 변제하는 정부의 제3자 변제 방식에 반대하고 있다.

소송 대리인단은 “원고들의 소송을 통해 미쓰비시중공업에 대해 가진 채권은 일본 기업의 반인도적인 불법행위를 전제로 하는 위자료”라며 “제3자가 채권자의 의사에 반해 함부로 변제해 소멸시켜도 되는 성질의 채권이 아니다”고 설명했다./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