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홍’ 해결 실마리 찾나 임선숙 최고위원 사의…후임 송갑석·이병훈 물망 이재명 대표, 화합 위해 핵심 측근 교체도 고심 김진수 기자

2023년 03월 26일(일) 20:27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울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비명계에서 꾸준히 제기해 온 인적 쇄신 요구를 일정 부분 받아들일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 대표 거취를 둘러싼 당 내홍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특히 지명직 최고위원이었던 광주 출신 임선숙 최고위원이 사의를 표명한 이후 후임으로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던 송갑석 의원(광주 서갑·재선)과 현 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인 이병훈 의원(광주 동남을·초선)이 거론되고 있어 주목된다.

전대협 의장 출신인 송 의원은 일반적으로 ‘운동권 출신’이 갖는 강성 이미지와 달리 의정활동 과정에서 대화와 타협, 협력과 조정에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이병훈 의원은 그간 ‘개딸’(개혁의 딸)들로부터 ‘수박’ 공격을 많이 당했던 인물이다. 그만큼 이 대표가 추구하려는 탕평의 의미가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물론 임선숙 최고위원 후임으로 같은 광주 출신인 송갑석·이병훈 의원이 거론되는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민심을 달래려는 측면도 강하다는 분석이다. 호남은 민주당의 최대 지지기반이면서도 당 지도부에는 여전히 소외돼 있어 민심 이반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와 함께 화합·탕평의 의미를 부각하기 위해 핵심 측근인 김병욱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김남국 미래사무부총장을 포함해 전략기획위원장, 일부 대변인 등을 비롯한 주요 당직자의 추가 교체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늦어도 이번 주 중 당직 개편을 통한 인적 쇄신을 단행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비명계 ‘끌어안기’가 임박했다는 관측을 뒷받침하듯 이 대표는 지지자들과 만난 지난 24일 울산 ‘국민보고회’에서 “우리 안의 차이가 있어도 이겨내야 할 상대와의 차이만큼 크진 않다. 미워도 식구”라고 말했다.

그는 “(상대방의) 이간질을 정말 조심해야 한다”면서 “섭섭해도 손 꼭 잡고 반드시 꼭 이겨내자”고 호소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인적 쇄신 수위가 비명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또 다른 갈등이 시작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명계가 요구하는 인적 쇄신의 핵심은 조정식 사무총장이라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사무총장이 내년 총선 공천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사무총장을 교체해야 인적 쇄신의 진정성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당직 개편에서 조 사무총장이 유임되면 ‘측근 지키기’라는 비난과 함께 이 대표에 대한 퇴진론이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이 크다.

당 관계자는 “손, 발을 모두 자를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현재까지는 유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면적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이들은 당직 개편의 핵심으로 내년 총선 공천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무총장 교체를 요구하고 있어 이 대표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