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석 국회의원 선거구’ 전남 지역 정치력 시험대

2023년 03월 27일(월) 19:41

국회 정개특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17명으로 구성됐다. 영남이 6명으로 최다를 차지했고, 인천·경기 5명, 서울과 강원 각 2명, 호남과 충청 각 1명이다. 내년 4월10일 치러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선거제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전남 지역구 10곳을 유지해야 하지만, 칼자루를 쥔 특위에 지역 출신이 단 한 명인 상황으로 대략 난감이다.

특히 여수갑 선거구의 인구가 12만5천749명으로 하한 기준보다 9천772명 부족한 현실에서 여수을과 통합 방안을 통해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이렇게 되면 27만4천495명으로 상한 기준(27만1천42명)을 3천453명 초과한다. 그러나 문제는 또 있다. 전국적으로 여수보다 휠씬 많은 상한 인구수 초과 선거구가 수두룩하다는 점이다. 정개특위 논의 과정에서 얼마든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

21대 총선에서 직전 인구 5만7천명의 순천 해룡면을 떼어내 ‘순천·광양·곡성·구례(갑·을)’ 선거구를 만든 것에 대한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다. 헌법 원칙에 따라 행정구역과 선거구를 일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일부에선 순천을 중심으로 선거구 2개로 가자는 주장도 제기되는 바, 여수와 광양 등 인근 지역과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도 나온다.

현행 소선거구제는 물론 중·대선거구,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놓고 정치권 뿐 아니라 각 지역별로 이해 관계가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전남 10곳’이 흔들려선 안 된다. 유일한 정개특위 위원 신정훈(더불어민주당, 나주·화순) 의원을 통해 역량을 모아야 한다. ‘획정기준’에 불부합된 여수갑을 둘러싼 소지역주의 다툼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 들어 경제 회복을 구실로 수도권 규제가 속속 완화되고 있다. 대도시로의 청년층 이탈과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로 지방소멸 시계는 점차 빨리 도는 모습이다. 국회의원 수가 준다는 것은 그만큼 지역의 위기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좌시할 수 없다. 늘리지는 못해도 최소한 지켜내야 한다. 분명 어려운 여건이지만 ‘배수의 진’이라도 쳐야 하겠다. 총력전으로 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