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통해 나눔·행복가치 공유하고파” ●박홍렬 광주태권도협회 국가대표선발 레퍼리 고등학생 시절 백혈병 앓는 어린이 돕기 위해 시작 2-3주마다 헌혈 현재 496회…장기기증 운동 참여 주성학 기자

2023년 03월 28일(화) 20:03

“헌혈하러 갈 때마다 스스로의 건강 관리에 대한 노력과 시간을 검사받는 느낌입니다. 시간이 주어지는 한 꾸준한 헌혈 활동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코로나19 이후 헌혈 인구가 크게 감소했지만, 27년째 꾸준히 헌혈을 실천하고 있는 이가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인공은 광주태권도협회 국가대표선발 레퍼리(referee : 심판)로 활동 중인 박홍렬(48·사진)씨로, 박씨는 28일 기준 496번째 헌혈을 마쳤다.

500회 달성을 눈앞에 둔 박씨는 지난 2015년 10월 대한적십자사에서 다회헌혈자에게 수여하는 포상인 최고명예대장(300회)도 수상했다.

박씨의 헌혈 활동은 30여년 전인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청년 적십자 봉사활동으로 백혈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을 보게 됐고, 병원에 누워있던 아이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려 이를 계기로 어린이 환자들을 돕기 위해 헌혈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헌혈을 주기적으로 하지 못했지만 1996년 전역 이후 2-3주마다 헌혈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박씨는 “고등학생 때 병원으로 봉사활동을 갔는데, 당시 저보다 어린 아이들이 병상에 누워있던 모습이 계속 생각나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 헌혈을 시작하게 됐다”며 “정기적인 헌혈 외에 골수이식에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헌혈이 혈액사업에 이용된다”며 그만두라고도 했지만, 계속해서 헌혈의 집을 방문하는 것은 스스로 남을 도울 수 있는 법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박씨는 헌혈을 하기 위해 식단 관리는 물론, 흡연도 하지 않으며 금주, 운동, 스트레스 관리까지 건강한 피를 유지하기 위해 매번 스스로를 절제하며 노력하고 있다.

박씨는 헌혈과 더불어 사후 본인의 장기를 아픈 이들에게 기증하는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에도 동참했다. 장기기증은 본인의 의사에 가족의 동의도 필요해 이 과정에서 아내도 장기기증 운동에 함께 참여했다.

박씨는 “장기기증을 통해 누군가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만큼 가치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끝으로 “저의 건강이 허락하는 한 헌혈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목표”라며 “헌혈은 누구나 마음만 있으면 실천할 수 있고 이런 가치를 나눔과 공유함으로서 조금이나마 밝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한편 그는 태권도 사범과 광주태권도협회 소속 2급 레프리로 대학생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심판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20여 년간 야간에는 두암2동 자율방범대 대원으로 주민들의 안전을 위한 활동도 겸하고 있다.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