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전광훈, 우파 천하통일” 또 망언 ‘5·18 모독 발언’ 사과한지 보름도 안 지났는데 이병훈 “이번 발언은 자백, 총선서 심판 받으라” 김진수 기자

2023년 03월 28일(화) 20:48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가리켜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 통일했다”고 치켜 세운 것과 관련, 망언이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례적으로 국민의힘 쪽에서도 “징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州) 애틀랜타에서 열린 ‘북미자유수호연합’ 초청 강연회에서 “우파 진영에는 행동하면서 활동하는 분들이 잘 없었는데, 전광훈 목사께서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통일을 해서 요즘은 그나마 광화문이, 우파 진영에도 민주노총에도 대항하는 활동 무대가 됐다”며 “우리 쪽도 사람은 있구나, 하는 마음이 들게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국회의원(광주 동남을)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또 망언을 했다”고 작심 비판했다.

이 의원은 “(김재원이) 5·18정신을 모독하는 망언을 하고, 사과 아닌 사과를 한 지 보름도 안 지났다”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이 의원은 “김재원은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 했다’라면서 ‘그나마 우리 쪽도 사람은 있구나 하는 마음이 들게 한다’고 했다”며 “김재원의 이번 발언은 망언인지 자백인지 헷갈린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과 보수세력을 일개 목사가 통일했다는데 5·18정신을 모독한 망언도 그 목사의 비위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이번에도 사과도 징계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의원은 “국민의힘의 사과나 징계를 기대하지도 않는다”며 “김재원을 그냥 수석 최고위원으로 애지중지하라. 총선에서 민심의 심판을 받으라”고 일갈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롯한 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김 최고위원 발언에 대해 “전후 문맥을 모르는 상황에서 보도된 것만 봤는데 별로 그렇게 납득하기 어려운 자신의 주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유상범 수석 대변인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친구로서, 또 정치 선배로서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이 되는 워딩은 워낙 잘 (관리) 해왔던 사람인데 이렇게 (논란을) 반복하는 것에 대해서 사실 안타깝다”면서 “정책 전략, 정황 분석은 탁월한데 언어의 전략적 구사가 최근에 감이 떨어진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비주류는 아예 직격탄을 날렸다.

3·8 전당대회에서 당권 경쟁을 벌였던 국민의힘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YTN 라디오에서 “그냥 본인 정치를 하기 위해서 우파 내지는 우리 보수 정당 자체를 굉장히 싸구려로 만들고 있다”며 “굉장히 철 지난 것”이라고 비난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민심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이건 당연히 (당 윤리위에서) 징계해야 한다”며 “대체 국민들께서 이걸 어떻게 보실까 정말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이후 첫 주말인 지난 12일에도 전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가 당 안팎의 비판이 쏟아지자 공개 사과한 바 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