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웅 명예관장 “젊은 작가들 작품서 새로운 힘 받아…광주의 빛 키워갈 것”

‘빛-위상의 변주’ 관람 차 광주 찾은 하정웅 명예관장
예술적 감동·행복 나누는 선한 영향력 확산 기대
청년 작가들 ‘촛불’ 하나, 문화강국 도약 ‘빛’ 되길

최명진 기자
2023년 03월 29일(수) 19:15
제23회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 ‘빛-위상의 변주’를 관람 차 5년 만에 광주를 찾은 하정웅 명예관장이 전시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에너지, 새로운 힘이 느껴집니다. 각 작품이 지니고 있는 메시지가 가슴 깊숙이 들어옵니다.”

지난 28일 제23회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 ‘빛-위상의 변주’를 관람한 하정웅 명예관장은 작가들의 작품을 보며 이같이 말했다.

6년 전 받은 신장 수술,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2018 청년작가전 이후로 5년 만에 광주를 찾은 그는 작품들이 하나같이 감동적이라는 소회를 밝혔다.

“좋은 기(氣)를 많이 받은 것 같아요. 몸이 좋지 않은 상황인데, 작품들을 보니 ‘새로운 출발’과 같은 긍정적인 생각이 듭니다.”

1939년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던 해 일본 오사카에서 재일교포 노동자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학창시절을 혹독한 가난 속에서 보내야 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도쿄에 진출해 작은 규모의 전기회사에 근무하고 야간에는 일본디자인스쿨에 다니며 화가를 꿈꾸기도 했다.

좌절과 절망 속에서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 한 그는 전후 일본 경제 성장 속에서 탁월한 사업능력과 근면함으로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재일교포 사업가이자 미술품 컬렉터이기도 한 그는 1993년 광주시립미술관에 작품 212점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2천500여점을 기증하며 메세나 정신을 실천했다.

광주 이외로도 부산·대구·대전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 소장품 총 1만2천여점을 기증한 바 있다.

기증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그는 30일 영암하정웅미술관에서 열리는 기증식에서 800여점의 소장품을 3차로 기증할 예정이다.

“지방도시에 소장품을 대거 기증하는 걸 두고 주위에선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서울 등 국립미술관에서 여러 차례 요청이 왔지만, 지방의 어려운 상황에 비할 순 없었습니다. 1993년 광주시립미술관 설립 당시 오승윤 화백 일가와 인연을 맺으며 광주에서 활발한 교제를 하게 됐죠. 서로 문화적인 생각을 나누며 그때 광주 정신이라든지 실천을 알게 됐어요. 그리고 광주시립미술관을 돕는 게 내 사명과도 같다고 느꼈습니다. 광주의 기증사례는 곧 전국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줬어요. 각 지방마다 기증자들이 많이 늘어난 거죠.”

하 명예관장은 기증한 컬렉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1982년 광주 남도예술회관을 비롯해 도쿄와 교토, 서울 그리고 대구에서 재일교포 전화황 작가 작품을 선보였어요. 어려움 속에서 힘들게 작업하는 재일교포 작가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했습니다. 이들의 작품을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었어요. 이때 선보인 작품들은 전부 광주시립미술관에 기증했습니다. 재일교포의 디아스포라가 담겨있는 소장품들이죠.”

재일한국인으로서 일본 땅에서 태어났지만 항상 고국에서의 역할을 고민해오고 있는 그는 젊은 인재들을 위한 지원이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프랑스 앙드레 말로 문화부 장관이 ‘예술은 사람을 만들고 국가를 만든다’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여기에 저는 ‘예술에 투자를 하라’고 덧붙이고 싶어요. 지역의 청년 인재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광주의 ‘빛’을 청년작가들에게 붙여주면 이들은 분명 성공해 더 큰 빛을 광주로 보낼 거라 믿어요. 자그마한 촛불 하나를 밝히는 것, 그것은 곧 우리 나라를 더욱 빛나게 할 겁니다.”

/최명진 기자
최명진 기자
이 기사는 광주매일신문 홈페이지(kjdaily.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kjdaily.com/1680084956598699006
프린트 시간 : 2023년 11월 30일 07:3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