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에 난도질된 이석성 소설 ‘제방공사’ 일본어로 첫 번역 김정훈 교수 日잡지 ‘시와 사상’ 4월호에 게재 최명진 기자

2023년 04월 03일(월) 19:44

1934년 신동아 12월호에 이석성의 소설 ‘제방공사’가 복자 처리돼 실려 있다.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 제공>

일제강점기 쌀 수탈을 일삼은 조선 총독부의 탄압을 다룬 소설 ‘제방공사’가 일본어로 처음 번역돼 소개됐다.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은 일본의 시 전문지 ‘시와 사상’ 4월호(4월1일 발행)에 이석성의 소설 ‘제방공사’를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가 최초로 번역해 게재했다고 3일 밝혔다.

‘제방공사’는 일제강점기 나주에서 조선 총독부가 쌀 수탈을 위해 제방공사를 진행하는 현장에서 탄압을 견디다 못한 조선인 주인공이 동료 노동자들을 선동해 봉기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식민지기 독립운동가로 알려진 이창신이 이석성이라는 필명으로 1934년 신동아에 이 소설을 발표했다.

작가 이석성이 1931년 나주에서 제방공사가 실시되는 현장을 목도하고 집필한 만큼 리얼리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1934년 신동아 10-12월호에 실린 소설은 조선 총독부의 탄압으로 이곳저곳 삭제, 복자 처리되는 등 난도질당한 채 실렸다.

총독부는 주인공이 봉기에 대한 결의를 다지는 곳까지만 게재하고, 봉기가 전개될 것으로 추정되는 신동아 12월호 분량(3회)은 제목이 실린 첫 페이지를 복자(伏字·글자를 보기 어렵게 만드는 것) 처리 후 전면 삭제해 미완으로 알려져 있다.

이창신의 아들 이명한 원로 소설가를 통해 해당 작품을 접한 김 교수는 신동아 10-12월호 원문과 이승철 시인 ‘이명한 작가의 삶과 그 문학적 생애’에 실린 현대문을 등을 토대로 번역했다.

또 김 교수는 ‘제방공사’와 함께 ‘저항시에서 저항소설로’라는 취지문도 잡지에 게재했다./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