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철현 “한덕수 총리·정황근 장관 탄핵 사유” 국회의장 중재안 이전 자료로 거부권 행사 건의 김승남·윤재갑 등도 국회 농해수위서 강력 질타 11일 현안질의 차원 농림부 장관 증인으로 채택 김진수 기자

2023년 04월 03일(월) 20:36

농해수위 불참한 정황근 장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불참으로 좌석이 비어 있다.정 장관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에게 양곡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한 바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단독으로 열고 한덕수 국무총리의 양곡관리법 거부권 행사 건의를 질타했다. 야당 주도로 개의한 이날 상임위 회의는 국민의힘 불참 속에 민주당 소속 의원과 무소속 윤미향 의원만 참석했다.

특히 광주·전남 출신 국회의원들은 이날 “양곡관리법은 국회의장 중재안을 받아들인 수정안으로 본회의를 통과했음에도 한 총리가 수정 전에 대한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다”며 “탄핵 사유”라고 거세게 질타했다.

민주당 주철현 국회의원(여수갑)은 “한덕수 총리가 국민을 상대로 발표한 허위자료를 근거로 한 담화문을 발표하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건의함으로써 국민을 기만하고 국회 입법권의 무력화를 시도했다”며 “농식품부장관과 함께 즉시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덕수 총리는 담화문에서 “개정안이 시행되면 현재 23만t 수준의 초과 공급량이 2030년에는 63만t을 넘어서고, 쌀값은 지금보다 더 떨어져 17만원 초반대에 머무를 것”이라며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분석한 전망치를 인용했다.

주 의원에 따르면 총리가 인용한 해당 분석 자료는 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2월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당시 법사위에 계류 중이었던 ‘양곡관리법 농해수위원회안’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문제는 정작 지난달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정부에 이송된 개정안은 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분석했던 ‘농해수위원회안’이 아니라, 민주당이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반영해 큰 폭으로 양보해 의결한 ‘수정안’이라는 점이다.

국회에서 의결한 수정안은 농해수위 안에 담겼던 쌀 의무매입 기준인 초과생산량 3%, 쌀값하락률 5%에 정부 재량권을 부여해 각각 3-5%, 5-8%의 재량 범위를 인정했고, 벼 재배면적이 증가할 경우에는 정부의 시장격리 의무를 면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추가함으로써 개정안에 따른 쌀 초과 공급 및 쌀값 하락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개정안이 공포·시행될 경우 기존 농촌경제연구원의 분석보다 초과 공급량 전망치는 큰 폭으로 감소하고, 이에 따른 쌀값 하락 예상치도 줄어들게 될 것이 자명해 반드시 재분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한덕수 총리는 정부 이송 안에 대한 새로운 분석 없이 이미 전제가 바뀌어 효력을 상실한 분석 결과를 갖고 국회가 의결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분석이라며 국민을 상대로 허위사실을 발표한 것이다.

김승남(고흥·보성·장흥·강진) 의원도 “한 총리는 양곡관리법을 ‘쌀 강제 매수법’이라고 왜곡 선전을 하며 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다”고 지적했고, 윤재갑(해남·완도·진도) 의원은 “총리가 선동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을 갖고 담화를 발표했는데 여기에 대해 해명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회의에 불참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주철현 의원은 “장관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분석 결과가 대국민 담화문에 담겨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며 “허위 담화문 발표 경위를 확인하기 위한 국정조사를 진행하거나 다음 상임위에 장관이나 연구원장을 증인으로 소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재갑 의원은 “(정황근) 장관을 증인으로 채택해 어떻게 이런 데이터가 나왔는지 강하게 추궁하고 필요하면 장관을 탄핵해도 되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야당 의원들은 또 오는 11일 양곡관리법 현안 질의 차원에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증인으로 채택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