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칼럼]암 환자는 어떤 운동 해야 하나요? |
| 2023년 04월 04일(화) 19: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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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암 환자들에게 밥 먹고 잠 자고 대소변 보는 일 이외에는 항상 움직이라고 말한다. 운동, 활동, 노동의 차이는 조금씩 있겠으나, 신체적으로는 쉼 없이 움직이라는 뜻이다.
우리 인체는 전혀 미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게 설계돼 있다. 내가 잠을 자더라도 내 몸 속의 세포들은 쉼 없이 움직이고 있다. 물론 어떤 활동을 하느냐에 따라 더 많이 움직이는 조직과 장기가 다르기 때문에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인간이 무생물이 아닌 이상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서는 대사작용이 원활할 수가 없다.
하물며 암은 극도로 불안하고 나쁜 환경 속에서 죽지 않고 돌연변이로 살아남기 때문에 암을 극복하는데 있어 운동 이상 좋은 수단은 없다.
암 주위환경은 공히 저산소상태와 고산도 상태이다. 즉 만성 염증 상태라는 말이다.
혈액을 통해 충분한 산소와 영양 공급을 받지 못하고 세포가 배설하는 쓰레기들은 쌓일대로 쌓이면서 마치 쓰레기 매립장에 파묻혀 버린 듯 숨쉬기 조차 힘든 환경에서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서 돌연변이 형질로 변하는 것이 암세포다.
만약 암이 자란 부위로 피가 콸콸 돌면서 산소와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고 쌓여있던 노폐물들이 깨끗이 씻겨져 나갔었다면 암은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다.
피를 콸콸 돌게 해 조직의 세포 하나 하나가 충분히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받기에 가장 손쉽고 간단한 방법이 운동이다. 단,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땀이 나고 숨이 차게 해야 한다.
숨이 차면 심호흡을 하게 되기 때문에 저절로 산소 흡입량이 많아지게 되고 땀을 흘리면 몸 속 노폐물들이 빠져나간다. 심장이 뛰면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조혈기능이 좋아진다.
운동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 다만 의무감에 억지로 하는 것은 절대로 권장하지 않는다. 즐기는 것이 아니라 숙제하듯이 억지로 하게 되면 그 효과는 반감한다. 역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또한 무릎 관절이 안 좋다든지 하면 수영, 자전거 타기, 계단 오르기 등과 같이 관절에 무리가 덜 가는 운동을 선택하면 된다. 혼자서 하든, 동호인들과 어울려 여러명이서 하든 즐겁고 재미있게 운동하길 권한다.
폐암 환자들은 폐가 안 좋으니 숨이 차는 운동을 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폐활량이 줄어서 숨은 더 쉽게 찰 수 있지만 그럴수록 더욱 더 운동을 중단하거나 줄이면 안된다. 오히려 더 내게 맞는 숨이 찰만한 운동을 찾아 매일 매일 실천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늘려나가면 된다.
운동은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잘하게 돼 있다. 그렇다고 운동 선수들처럼 기록을 낼 일은 없으니 무리할 필요는 없다.
대한민국에서 암 환자로 진단 받으면 5년간 실손보장을 해준다. 그 기간 동안 본인이 사계절 즐길 수 있는 운동을 2-3가지 확보해서 충분히 숙련해 완전히 몸에 베이도록 습관을 들일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
습관은 제2의 천성인데 운동 습관을 뼛속까지 길들여서 확실한 항암 체질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5년을 꾸준히 노력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플랜이다.
<노정균 비엔날레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