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미끼 ‘엠바고 종목주’ 사기 주의보 입금하면 잠적·환불 거부…부도·폐업땐 피해 불가피 주가조작 연루 등 위험도…금감원 “적극 신고” 당부 안재영 기자

2023년 04월 04일(화) 20:08

사진=아이클릭아트

# 주식 종목을 추천해주는 ‘리딩방’ 덕에 소액의 이윤을 남긴 A씨는 최근 리딩방 관계자 B씨로부터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엠바고 종목주 리딩방’에 들어오라는 제안을 받았다. A씨는 B씨가 자신을 모 투자그룹 팀장이라 소개했고 최소 100%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말에 입장료 30만원을 지불, 종목주 리딩방에 들어갔다. 이후 B씨의 안내에 따라 300만원을 입금했으나 A씨는 며칠 뒤 돌연 모든 리딩방에서 퇴출당했다. 영문을 알 수 없던 A씨는 B씨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자신도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으니 회사에 직접 문의하라’는 답변을 들었고,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결국 연결되지 않았다. 급기야 B씨마저 해고 통지를 받았다며 잠적해버렸다.

최근 주식 ‘리딩방’을 믿고 돈을 입금했다가 돌려받지 못하는 이른바 ‘먹튀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리딩방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뿌려진 ‘수익 보장’ 과장광고 메시지를 보고 들어온 주식 투자자에게 ‘엠바고 종목주’ 등 고수익을 미끼로 입금과 주식 매수·매도를 체결하도록 유도하는 수법을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해당 리딩방 운영진은 대부분 금융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유사투자자문업자’이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주가조작 등의 범죄에 연루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4일 소비자고발센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주식 리딩방과 관련된 소비자 피해 사례가 16건 접수됐다.

사례 대부분 A씨와 유사한 유형으로 분석됐다. 한 피해자는 가입비로 총 900만원을 지불했고 2억원을 잃었지만 주식 정보를 제공한 업체가 폐업 후 잠적했다고 호소했다.

다른 한 피해자도 비상장 주식(엠바고 종목주)을 미리 구매해주겠다는 업체의 요청에 일정 금액을 입금했으나, 환불받으려 하자 거절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와 같이 계약 상대방이 영업점을 운영하지 않거나 연락이 되지 않고 부도, 폐업 등의 상황이면 소비자보호 유관기관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게 소비자고발센터의 설명이다.

더 큰 문제는 리딩방 관계자들의 주문대로 주식을 매수·매도하다 자신도 모르게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주식 리딩방에선 추천 예정인 종목을 미리 매수한 후 회원들에게 구매를 추천하거나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등 각종 주가조작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며 “운영자의 매매 지시를 단순히 따라했다고 해도 주가조작 범죄에 연루돼 검찰 수사 및 형사재판을 받게 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때문에 금감원은 리딩방을 이용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며 유의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리딩방 운영자가 사전에 입수한 미공개정보라며 구매를 권유하는 ‘엠바고 종목주’를 살 경우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178조의 2에 해당하는 ‘미공개정보 이용’ 또는 ‘시장질서교란행위’ 혐의를 받을 수 있다”며 “다량의 시세조종성 주문의 동참 역시 자본시장법 제176조에 해당하는 ‘주가조작’ 혐의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계자는 “주식 투자자들은 리딩방 운영자의 손실보전과 수익보장 약정 등 허위 과장광고와 고액의 이용료 청구 후 환불 거부 등 금전손실에 유의해야 한다”며 “불공정 거래에 대한 혐의자의 신원과 행위 양태를 제보한 이에겐 ‘불공정거래 제보 포상금’을 지급하니 적극적으로 제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불공정거래 제보 포상금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신고 포상제도에 따라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 중요도와 조사 및 적발 기여도에 따라 최대 20억원의 범위 내에서 차등 지급된다./안재영 기자